명이 다 된 아버지에게 찾아온 저승사자로 불안감을 느낀 아들
30대 초반의 이 남성은 몇개월전부터 이상하게도 아버지에 대한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아버지를 바라볼 때마다 곧 돌아가실 것 같다는 공포스러운 감각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되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 그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건강하고 사업을 하고 있으며 가족관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분이다.
이 아들은 수년 전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이상한 심리적 증세로 일상생활과 대인관계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가 내게 와서 멀쩡해지고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뭔가 보이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내게 왔다.
"멀쩡하신 아버지가 곧 돌아가실 것 같은 불안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느낌이 사실인지 아닌지 아버지를 좀 살펴주십시오"
아버지를 살펴보니 아버지에게 저승사자가 와 있었다. 불과 60살 밖에 안된 아버지이지만 안타깝게도 타고난 명이 다 된 것이다.
그러니 예민한 이 아들이 마치 지진이 발생할 때 미물들이 전조 조짐을 느끼듯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아들의 간곡한 부탁에 의해 재를 올리게 되어 저승사자와의 담판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힘으로 강제로 저승사자를 보낸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저승사자와 시작된 법담
"사자님, 이 아들의 효심을 자비로 받아들여주셔서 이 아버지를 좀더 살게 해주세요"
"이 아버지는 이제 명이 다 되어 데리러왔을 뿐 나는 수명을 늘려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네"
딱 잘라 거절한다.
"그러면 염라대왕님께 제가 부탁을 드려보죠"
그리고는 "옴 염마라자 오아라 비리야 아자 사바하"를 외우고 염라대왕님께 아버지의 수명을 늘려줄 것을 청했다.
염라대왕님은 이 현장을 묵묵히 지켜보고 계셨다.
그러자 저승사자가 한마디 내뱉는다.
"인간은 참 이상하기도 하지. 미워하면서도 살리려고 그러니 말이야"
"그렇죠. 사랑하면서도 해치는 것이 인간이기도 하지요" 맞장구를 쳤다.
사실 이 아버지는 아들이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방황할 때 그 마음을 알아주지도 않고 방관했는지라 그때 이 아들의 마음에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싹터서 지금도 남아있는 것이다.
저승사자의 이 말은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사라져야 아버지의 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암시가 들어가 있기도 하다.
왜냐하면 상반된 마음은 영혼세계에 통하지 않고 오로지 하나의 참된 마음만 통하고 그래야 하늘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아들에게 물었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이 자리에서 버려져야 되는데 그렇게 하시겠소?"
"예, 아버지를 살리려면 그래야지요"
"사자님, 아들은 그 마음에 이제 순수한 효심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저를 봐서라도 아버지를 좀 봐주시지요. 100세 시대에 60살밖에 안되어 떠난다는 것은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그럼, 아버지 대신에 내가 뭐라도 갖고 가야 되니 아버지 목숨을 대신할 걸 내놓으시오"
난감했다.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그런 것을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꽃이나 염주 등 저승사자에게 줄 것을 마련해놓았는데 이번에는 급히 재를 준비하느라 깜빡해버렸다.
"죄송합니다만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좀 봐주시지요"
"참 곤란한데,,,"
"그럼 아버지의 목숨을 남겨주는 대신 신의 말씀을 갖고 가지요. 신의 말씀을 들려주시오"
심즉불의 부처님 말씀을 저승사자에게 들려주다
저승사자와의 마지막 담판이다.
사실 이 저승사자는 인간영혼을 넘어선 신령의 격을 갖고 있는 대단한 분이다.
만일 여기서 내 입에서 인간의 말이 나온다면 그걸고 끝이고 아버지를 살릴 수 없다.
내가 머리와 마음으로 생각해서 하는 말이거나 인간영혼에서 나오는 말이면 무조건 모두 인간의 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인간 아닌 인간으로 되어있는 나 자신에게 한마디를 청했다. 여기서 나 자신은 이미 부처가 되어있는 내영혼을 의미하고 불교에서 자성불이라고 불린다. 누구에게나 있다.
이런 말은 내가 말한다고 할 수도 없는 말이고 불교에서 '교외별전', '심즉불', '즉설주', '중도', '말한 바 없는 말' 등으로 불리며 이런 말은 차라리 온몸에서 저절로 흘러나온다는 표현이 조금 더 적합할 것이다.
그리고 이 말에는 저승사자가 이 아버지를 데려가지 못하게 되는 뜻이 들어가 있어야 되기도 했다. 지금의 당면상황과 동떨어지면 아무리 신의 말이라도 지금 당장은 쓸모없는 공염불인 말이기 때문이다.
"사자는 사자로되 사자가 아니다.
인간은 인간이로되 인간이 아니다.
우리 모두 부처로서 한몸이고 한마음이다"
이 말이 흘러나오자마자 저승사자가 감탄사를 내뱉는다.
"아! 인간의 본성을 일러주시는 말씀이군요. 그러면 20년 뒤에 오겠습니다"
저승사자는 훌쩍 저승으로 돌아갔다.
"감사합니다"
떠나는 저승사자 뒤에 합장을 하며 지장보살님과 염라대왕님과 저승사자님과 나 자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렸다.
물론 이 아들의 불안감은 그날로 언제 그런 마음이 있었냐는 듯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렸다.
저승으로 데려가는 이도 없고 저승으로 가는 이도 없으며 그 둘이 있다 한 들 하나이니 누가 누구를 데려가고 데려오겠는가? 모두 그 자리에서 영원히 변함없이 오직 여여할 뿐일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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