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어머니의 업장을 대신 풀어낸 딸의 간절한 사연

지공선사 2025. 5. 1. 11:24

딸의 고통, 원한령의 습격 때문이었다

서른 살의 한 딸이 내게 찾아왔다. 그녀는 오랜 세월 무서운 고통에 시달렸다. 어깨와 목덜미, 등은 하루 24시간 송곳으로 마구 찔리는 듯했고, 온몸은 마치 쇠갈퀴로 긁히는 듯한 끔찍한 고통에 시달렸다. 아랫배 속은 누군가 손을 넣어 마구 휘젓는 듯 뒤틀리는 통증으로 고통받았다. 밤마다 가위눌림에 시달리고, 꿈속에서는 시커먼 귀신들이 나타나 괴롭혔다. 병원에서는 이미 오십 살이나 다름없는 몸 상태라고 진단받았다.

 

"살아있는 게 기적이었어요."

그녀가 나를 찾아온 것은 그녀를 괴롭힌 원한령들을 천도하기 위해서였다. 원한령들이 떠나자마자 놀랍게도 그녀의 몸과 마음은 급속히 회복되었다. 그제야 그녀는 이 모든 고통이 사실 어머니의 업장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왜 딸이 나서느냐?" 원한령의 항변

천도재 중, 원한령을 불러 이야기를 시작했다. 원한령이 크게 항변했다.

"에미가 직접 와서 사죄해야지, 왜 딸이 나서느냐! 이 에미와 딸들을 모두 죽이겠다!"

나는 차분히 말했다.

"당신이 딸을 해치려 하는 것은 어머니와 딸을 하나로 보기 때문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딸이 어머니 대신 사죄하는 것이 어머니가 직접 사죄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원한령은 말없이 조용해졌다. 논리적으로 납득되면 받아들이는 귀신들의 본성 덕이었다.

 

진정한 복수는 스스로의 행복이다

나는 다시 법문을 전했다.

"가장 큰 복수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바로 그대 자신이 영원히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대가 행복해지면 그대의 자식도 함께 행복해질 것이다. 부모와 자식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하나로 이어져 있으니 진정한 소망은 그것이 아니더냐?"

원한령은 눈물을 흘리며 곁에 앉은 원수의 딸을 바라보았다.

"그래, 자기 어머니를 대신하여 눈물 흘리며 사죄하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내 이 딸을 봐서 한을 버리겠다. 그리고 이 딸에게 남아있는 고통도 내가 다 가지고 가겠다."

원한령의 마음이 풀렸다.

 

가족 모두에게 찾아온 변화

천도재가 끝난 후, 딸은 눈물을 거두고 조용히 말했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어요. 그동안 집안에 이렇게나 잡동사니가 많았는지 이제야 보입니다. 정신없이 살았던 제가 정말 황당하네요."

정신이 맑아진 그녀는 매일 몇 시간씩 집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녀뿐 아니라 쌍둥이 여동생들과 어머니까지도 편안히 잠들 수 있게 되었다며 거듭 고마워했다.

가족의 업장을 대신 짊어진 딸이 그 고통 속에서도 어머니를 위해 천도를 결심했고, 그 결과 가족 전체가 구원받았다. 이것이 진정한 가족의 사랑이자 부처님의 자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