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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재를 여러 번 지냈던 이유 (수자령, 태아령)

지공선사 2024. 1. 7. 10:15

교사를 하고 있는 한 부인이 상담을 왔다. 하나 뿐인 아들 걱정을 하고 있는데 가만 보니 그 아들 곁에 여자아이가 하나 있었다. 물어보니 유산을 세번이나 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아들이 집중을 못하고 자꾸 산만하여 뭔가 붕 뜬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 여자아이 영혼의 영향 탓이었다. 아들의 영혼과 이 여자아이 영혼(수자령)이 같이 놀며 지내니 공부나 무슨 일에든 제대로 집중이 안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래서 천도를 시키는 것이 좋다고 했더니 천도재를 두 번이나 지낸 것이 헛일이었음을 알았지만 이번에 천도재를 지내도 제대로 천도가 될까 망설이고 있다.

 

참 답답한 노릇이다. 요즘 종교나 어떤 영적인 일에 조금이나 종사한다고 하는 사람이나 단체에서 천도재를 지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또 천도시키는데 있어서 불교식이니 기독교식이니 무당식이니 하는 것을 따지면 자기 종교에 한정되기도 한다.

 

아무튼 떠돌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영혼이 천도되면 서로에게 참 좋은 일이지만 천도라는 것이 그렇게 갖춰진 형식대로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천도를 하려면 반드시 다음의 과정을 직접 거치며 확인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 천도할 영혼을 불러 그 정체와 숨겨진 사연을 반드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 조상이라든가 어떤 막연한 영혼을 들먹이며 말하는 것은 대체로 신빙성이 없다.

 

2. 그 영혼이 저 세계로 가도록 설득시켜야 한다.

 - 많은 경우 극락으로 보내준다고 설득해도 어떤 한이나 원한 또는 인연에 매여 있어 거부하는 영혼이 많다. 영혼이 저 세계로 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아무리 거창하게 잘 꾸며진 곳에서 멋있게 천도재를 지내봐야 눈요기 좋은 행사에 불과하다.

 

3. 영혼을 참회시켜야 한다.

 - 영혼으로 하여금 진심으로 자기의 잘못을 신불에게 참회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억지로 하면 크나큰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물론 저 세계로 갈 수 없음은 당연하다.

 

4. 재를 지내는 사람이 신불과 직접 교류하는 영적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 스님이나 목사, 또는 무당 등 성직자라고 해도 그것은 신분이지 실제 영적 수준과는 별개이다. 그리고 영혼을 설득하거나 참회시키는 등 저 세계로 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영혼을 직접 불러 다루어야 한다. 단지 경전에 있는 염불만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신은 지장보살님과 아미타부처님인데 이런 분을 수호신으로 모시고 교류하는 사람이라야 천도재를 지낼 자격이 있다. 이 영혼을 어떤 수호신불에게 맡길지 재를 지내기 전에 미리 결정하고 청하여 놓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영혼을 천도할 준비를 모두 제대로 갖추고 비로소 재(齋)의 형식을 정중하게 치러야 제대로 천도가 되는 것이다. 이 때는 장소나 시간이 진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짜 제대로 된 천도재는 천도재를 직접 치르기 전에 99% 이미 다 되어 있는 것이다.

앞에 온 부인의 아기영혼인 경우 처음에는 오빠와 같이 계속 지내겠다고 고개를 막 가로 저으며 거부했다. 그래서 신의 눈부신 빛과 극락의 모습을 보여 주었더니 돌연 가고 싶다며 빨리 보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엄마가 좀 생각해보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엄마가 엄연히 있는데 내 마음대로 천도시킬 수도 없으니 아이 영혼을 괜히 불러 미안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오랜 수행을 쌓고 높은 안목을 갖춘 성직자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이 천도를 두고 영혼을 대상으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요즘 그것이 얼마나 큰 죄를 짓는 일인가를 깨닫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아무튼 진짜 천도재를 지내고 싶은 사람은 아주 깐깐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