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자기를 죽인 귀신 편에 선 남자

지공선사 2025. 12. 23. 11:47

가해자보다 원인을 원망한 영혼

우리가 살면서 자기에게 직접 해를 끼친 사람보다,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더 원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살아 생전에 목포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던 이 남자는, 부인이 전생에 지어놓은 큰 악업으로 인해 원한맺힌 귀신이 달라붙어 오토바이 사고로 처참하게 죽었다.

그런데 죽고 나서 귀신이 된 뒤에야, 그는 비로소 부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기를 직접 죽인 원한령조차도 딱한 사연이 있음을 알고 자기를 죽인 귀신과 함께, 살아 있는 부인을 동시에 저주하고 있었다. 이른 바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편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 남자의 부인은 평생 과보를 받아 여러 불행을 겪으며 고통스럽게 살다가, 나이가 들어 이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오죽했으면 죽은 남편이, 자기를 죽인 귀신 편을 들겠는가.

 

종교의 벽을 넘어 드러난 광명

이 집에 시집온 며느리의 부탁으로, 먼저 오토바이 사고로 돌아가신 시아버지 영혼의 천도재를 지냈다. 그런데 천도재 도중, 시아버지가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낸다.

“내가 말이오, 이 세상에 마리아만 있는 줄 알고 있었소. 우리 어머니가 평생 성당에만 나를 데리고 다녔거든. 그런데 이제 보니 부처님도 계시네요.”

천도재 중 아미타불의 찬란한 광명을 보자마자, 감격하여 큰소리로 내뱉은 말이다.

살아 생전에 세뇌된 생각은, 죽은 뒤 귀신이 되어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 생각이 영혼에 그대로 새겨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죽은 이후에도 여전히 인간영혼의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 대우주신과 부처님들을 볼 수조차 없다. 그런데 여래의 무량한 광명을 보자, 이 시아버지 영혼이 너무 좋아하며 빨리 부처님 세계로 보내달라고 독촉했다. 그래서 극락으로 인도해주었다.

불보살님들께서는, 살아 생전에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고 살았어도 이렇게 차별 없이 받아들여주신다. 종교를 두고 싸우는 것은 인간들의 유치한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불보살님들과 화엄성중님들은 종교를 초월해 계시기 때문이다. 자기가 알고 믿는 신만 있고, 그 신만이 자기를 구원해준다는 생각은 전혀 엉터리다. 그럴수록 자기가 믿는 그 신은 더더욱 자기를 구원해주지 않는다.

 

목에 남은 원한, 숨이 트이다

이어서 이 시아버지를 죽인 남자 귀신을 천도시킨다. 이 귀신은 살아 생전에 목졸려 살해당하고 전 재산을 가로채인 원한으로, 평생 이 부인과 자녀들을 괴롭혀왔다. 당사자가 직접 와서 백배사죄하고 참회하면 쉽게 천도가 되지만, 이번에는 며느리가 대신 나선 것이기에 어려움이 조금 있는 것이다.

목졸려 죽을 때의 고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숨쉬기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래서 목에 감겨 있던 끈을 끊어주고, 부처님 수인(手印)을 사용해 막혀 있던 숨통을 터주었다. 그러자 이제야 살 것 같다며, “휴~” 하고 크게 숨을 내쉰다.

 

원망이 이어지는 생, 법문으로 끊다

그에게 법문을 전한다.
“한 생(生)을 망친 것은 상대방이지만, 그 뒤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생(生)은 내가 이어가는 것이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유부남인 그대가 그 여자를 만나 사귄 것은, 당연히 이런 결과를 낳게 되어 있는 것인데 누구를 원망하는가?..."

그 뒤 계속 이어지는 법문을 조용히 듣던 그가, 뭔가 생각하다가 한마디를 꺼낸다.
“그렇네요…제가 색기(色氣)가 강했던 탓이지요…”

자기를 진심으로 위하고, 좋은 세계에 가기를 바라는 며느리의 마음을 이제야 온전히 받아들였다. 이 원한령은 며느리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며, 지장보살님을 통하여 마침내 극락으로 인도되었다.

귀신이야 어떤 부류이건 저 세계로 보내줄 수 있지만 항상 문제는 남아 있는 산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