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내림굿을 강요하는 무당귀신 천도

지공선사 2024. 4. 15. 10:23

며칠 전에 귀신에 시달리던 한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속을 헤집어 놓아 구토와 어지러움증이 갑자기 심하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 어린 딸과 남편과 시어머니 역시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꿈속에서도 온갖 잔인한 공포영상을 보여주며 시달리게 했다.

 

살펴보니 가족 당귀(살아서 무당을 하던 귀신)가 이 여인의 몸 속에 들어와 신내림을 하라고 강요하고 있었다. 무당옷을 눈앞에 스쳐 지나가게 하고 신병도 겪고 있었다. 시커먼 영체들이 한눈에 봐도 아주 저질의 못된 귀신들이다. 집에 있다가 전화를 받고 나서 이 귀신들을 불러 괴롭히지 말라고 야단을 치고 돌려보냈다. 이렇게 하면 당사자와 본래 인연이 없는 대부분의 귀신들은 대개 스스로 떠나가는데, 이때 여인의 몸이 잠깐 괜찮았다가 반나절 지나 다시 악화되어 귀신들을 직접 불렀다. 그리고 이 귀신들을 혼내주면서 법당에서 천도시킨다. 이미 나한테 한 번 호출을 당해 야단을 맞아 기가 꺾인 상태였다. 

"모든 존재는 자기가 있을 곳에 있는 것이 순리이거늘 이 여인의 몸은 너희들이 있을 자리가 아니다. 내게 한 번 혼나고도 떠나지 않고 여전히 집착하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내 고통을 나누어야지!"

 

"이 여인이 신내림을 받아 그대를 몸주로 모시라고 하는데, 그대들은 신 노릇을 하려면서 고통을 주는가? 그것은 악마가 하는 짓이 아닌가?"

 

"......."

 

이런 당귀(무당귀신)을 내림굿을 해서 몸주로 모시면 평생 신병의 고통에 시달리고 사람들에게 악행을 하는 무당이 되고 만다.

 

점잖게 염불을 하면서 귀신들의 힘을 더 빼놓았다. 귀신들의 신음소리가 점점 커진다. 빙의된 사람의 몸을 누르고 고통을 가하면서 귀신더러 나가라고 고함치는 것은 귀신을 실제로 전혀 다스리지 못하는 초보무당이나 퇴마사들이 하는 짓이다. 그렇지 않으면 귀신을 몸에서 빼내어 천도시킨다면서 산 사람 몸에 왜 손을 대는가? 심지어는 집단으로 두들겨 패면서 죽이기도 하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귀신들이 기가 완전히 죽어 얌전해졌다. 

 

"이제 용왕신께 참회해라!"

 

"참회하는 방법을 몰라!"

 

"참회란 내가 왜 고통에 빠져있는지 그 진정한 이유를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참회한답시고 참회진언이나 열심히 외우고 신에게 절하고 기도하면 된다고 흔히 착각을 한다. 참회는 자기 내면 깊이 들어가 자기 자신을 잘 성찰하여 잘못된 점을 깨닫는 동시에 순간 고쳐지는 것이다. 신은 그 순간 자기 자신에게 응한다. 여기에는 종교의 구분이 없다. 신은 인간처럼 종교에 매여있지 않기 때문이다. 종교의 가르침을 관념적으로 받아들이면 진정한 참회는 불가능해진다. 원죄 때문이라거나 탐진치 때문이라거나 업장 때문이라는 등 종교적인 가르침은 머릿속에서 싹 지워버려야 오히려 진정한 참회를 할 가능성이 생긴다. 현대에는 종교의 세뇌가 너무 심해 오히려 신도들이 더욱 엇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참회는 철저하게 개인적이다.

"그대는 왜 그렇게 고통스러운가?"

 

"태어났으니까 그렇지!"

 

신노릇을 하려고 하는 귀신이라서 그런지 제법 철학적인 대답을 한다.

 

"그러면 태어나 살면서 왜 고통이 커졌는가?"

 

"어두운 것만 봐서 그렇지!"

 

"그럼 왜 밝은 것은 보지 못하고 살았는가?"

 

"욕심이 많아서 그렇지!"

 

"그래, 그대가 이 여인에게 나누어주려고 한 그 무서운 고통이 바로 그 때문이지. 그 사실을 뼛속깊이 깨닫는 것이 바로 신에게 하는 참회야"

 

귀신들과 더불어 참회진언을 외우면서 광명을 찾도록 해주었다. 그리고는 극락으로 인도하고 천도가 끝났다.

그러자 이 여인이 이제 살겠다면서 배가 고프다면서 비로소 김밥을 먹기 시작한다. 속이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들어올 때는 남편의 부축을 받아 비틀거리며 겨우 들어오더니 이제는 나가면서 똑바로 걷는다. 진정한 참회없이 고통을 벗어나려고 무작정 발버둥 치면 더욱더 올가미에 조여든다. 자승자박이다.

 

귀신과 문답을 하면서 스스로 잘못된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을 참 좋아한다. 귀신을 천도시키면서 귀신의 입장에서 귀신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법문을 하는 것은 필수이다. 왜냐하면 논리적으로 귀신을 제압하면 일단 한 풀 꺽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귀신을 상대로 입을 하려는 사람은 고도의 논리와 초논리를 오가면서 자유자재로 귀신의 말문을 틀어막을 법문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귀신을 아무리 달래거나 또는 혼낸다고 근본적으로 떠나가는 것이 아니다. 인연령은 더욱 그렇다.

 

법을 깨닫고 할 일이 무엇인가? 산 사람이나 귀신이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올바로 살게 해 주는 것이 대승(大乘) 아닌가?

 

내가 많은 글에서 귀신과의 문답을 일부 글로 옮겨놓은 이유가 앞으로 이 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각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뚫어주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