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만신(萬神)이 철학이라니? 반문하는 무당에 대한 생각

지공선사 2024. 1. 6. 20:37

상담하러 온 손님 가운데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 글쎄, 무당에게 전화를 걸어 철학도 보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만신이 무슨 철학이냐면서 고함을 쳐대요. 그런데, 그 만신한테 한 번 이전에 가 봤는데 자기보고 점괘가 안나온다면서 그냥 가라고 했어요. 나는 그 때 신점(神占)보다 철학을 더 보고 싶은데 말이죠"

 

그 무당은 내 법당 근처에 있다.

 

그 무당의 말에는 자기는 그런 사주를 안 봐도 얼마든지 상담하고 맞출 수 있는데, 사주를 봐 달라니 자기의 영험함을 무시하는 것이라 불쾌하다는 의미가 있다.

 

과연 그것이 올바른 태도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자기는 언제 어디서 어떤 손님이 오든지간에 정확한 점괘를 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말이다. 

 

그리고 신점이라는 것이 그 무당이 모시는 신의 격(格)에 따라 정확도나 깊이에 천차만별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기가 사주를 공부해서 그 부족분을 보충해서 의뢰인에게 보다 정확한 상담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무당도 사람이니까.

 

또한 사주를 무시해서는 더욱더 안된다. 신점이 애매할 때 사주를 보고 같이 판단하면 정확도가 월등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주로 판단이 애매할 때 영혼을 동원하는 신점을 보면 거의 정확한 것이 내 경험이기도 하다. 신점으로 보았을 때와 사주로 보았을 때 일치한다면 100% 정확하다고 보면 된다.

 

따져보면 사주도 그것을 정확하게 판단하는데 깊이 들어가면 영혼세계와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점만으로 보면 자기가 모시는 신의 격과 자기 영혼의 수준 이상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대체로 몇 마디 짧은 말을 하면 금방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이 때 사주를 동원하면 의뢰인이 인생과 운명에 대한 또 다른 지혜를 일러줄 수 있다.

 

그래서 상담의 기능을 살펴볼 때 앞으로 무당이나 역술인 등 상담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고급 신령을 모시고 영적 수련을 통한 차원 높은 신점과 높은 수준의 사주풀이 실력을 동시에 잘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상담의 정확도는 물론 상담을 통한 영적 심리치료나 신뢰도 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 무엇인들 공부하지 않으랴?

 

우주는 질서(cosmos)와 혼돈(chaos)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좋고 나쁜 일은 두가지가 섞여 들어온다. 사주는 코스모스를, 신점은 카오스를 논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모두 신(神)과 법(法)에 수렴되니 경지에 오르도록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