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전생에 동업한 박수무당 귀신이 일으킨 극심한 신병(무병)

지공선사 2024. 4. 25. 10:51

나에게 최근부터 공부하러 다니는 남매가 있다. 누나와 남동생인데, 최근에 누나가 결혼하여 이 남동생에게 회사원인 매형이 생겼다. 그런데 나에게 와서 고통을 하소연한다. 얼마 전부터 웬 귀신이 와서 남동생과 매형을 극심하게 괴롭히는데, 그 통증이 얼마나 엄청났던지 남동생은 1주일 만에 4kg이나 몸무게가 빠져 약간 살이 있던 몸이 말라 얼굴이 갸름해져서 오히려 보기에는 좋았다. 매형도 고통으로 잠을 못 이루고 몸을 마구 뒹굴 정도였다. 견디다 못해 하소연하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이 귀신이 처음 올 때부터 다 알고 있었던 터였다. 그리고는 1주일 정도만 더 견뎌보라고 하면서 1주일 후에 보자고 했다.

 

그리고는 1주일 정도 이들을 지켜보았다. 귀신에게 얼마나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동안 공부가 얼마나 되었는지 테스트할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귀신이 무지막지하게 몽둥이로 때리고 장군칼로 찌르고 해도 몸의 통증이 엄청났지만 둘이 나를 향해 마주 앉아 있으면서 이 두사람의 영혼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자세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내가 영시하면서 쭉 지켜보는 것임). 힘과 믿음이 짧은 공부기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강해졌다. 그동안 공부한 성과를 확인하였다. 그러니 이 귀신으로 하여금 계속 더 시달리도록 놔둘 필요가 없었다. 만일 흐트러지면 훈련 겸 좀 더 귀신과 맞서 싸우도록 내버려 두었을 것이다. 그래서 귀신을 천도시켜 주기로 했다.

이 매형과 남동생은 전생에 평안도에서 박수무당을 함께 한 인연으로 누나를 통해 다시 매형 관계로 만나게 된 것이다. 가족 인연이란 부부 뿐만 아니라 각자 서로가 대부분 인연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와서 괴롭히는 이 귀신은 그때 이들과 같이 일하던 박수무당이었다. 즉, 세 명이 한 조가 되어 같이 일했던 것이다. 이 셋 가운데 둘은 지금 태어나 만났고 이 귀신만 태어나지 않은 채였다. 그래서 매형을 봤을 때 언젠가는 무당귀신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금방 온 것이다. 귀신의 입장에서 보면 두 사람이 모였으니 자기만 합세하면 되는 것이었다. 다시 신을 받아 셋이 전생처럼 같이 박수무당을 하자고 이 둘에게 신병(무병)을 일으키고 있는 중인 것이다. 이 당귀가 덩치도 엄청나고 평안도 본토박이가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거칠며 좀 잔인한 면이 있었다. 말을 듣지 않으면 칼과 몽둥이를 두 사람에게 인정사정없이 휘두르고 주먹질을 해대니 완전 쓰러질 정도였다. 그리고 그 당시에도 굿을 할 때 살아있는 닭모가지를 잘라 피가 철철 하는 그대로 신에게 제물로 공양하는, 좀 끔찍한 굿을 늘 하곤 했다. 그 장군칼을 이들에게 마구 찌르는 것이니 실제로 칼에 찔리는 감각이 그대로 전달된다.

 

천도를 시작하였다. 그냥 몇마디 말로 깨우치고 이 박수무당 영가를 천도시켜 버린다. 

 

염불을 잠깐 하고 나서

 

"나는 그대가 불쌍해 죽겠으이". 이렇게 운을 떼었다.

 

"뭐가 불쌍하단 말이냐"

 

"세 가지가 불쌍하지. 첫째는 두 사람은 금생에 자기 길을 찾아 사는데 그대는 아직도 그때 하던 일에 매여 있으니 불쌍하지. 둘째는 그대가 이 두 사람에게 아직도 인연에 매여 있으니 불쌍하지. 셋째는 그대가 신이 아닌데 신인 줄 아니 신인데 신이 아닌 줄 아니 불쌍하지"

 

"나는 흐르는 대로 인연따라 이 사람들을 찾아왔을 뿐이야" 제법 말발을 세운다.

 

"그렇다면 그대는 가을낙엽같이 하찮은 존재가 맞네, 바람부는 대로 굴러가니 말이야. 그러니 신노릇은 못하겠구먼".

 

"..... 나는 이 사람에게 무구와 칼을 전해주고 그냥 가려고 하는 거야"

 

"그러면 그냥 주고 가면 되지, 왜 그렇게 그 칼로 찌르고 몽둥이로 때리고 주먹질을 마구 해대는가?"

"말을 안 듣잖아"

 

"그건 이 사람들의 자유가 아닌가? 그러니 굳이 강요할 이유가 없지"

 

"신을 받아야 내가 정착을 하지"

 

"그건 앞뒤가 다른데. 조금 전에는 그냥 떠나려고 했다면서 지금은 정착하려고 한다는 건가? 신을 모시는 사람이 앞말과 뒷말이 다르면 되겠는가?"

 

".........."

 

대화 중에 모순을 포착하여 추궁하면 귀신이라도 궁지에 몰리게 된다. 그런데 자기 자신이 앞말과 뒷말이 다르면 귀신에게 얕보이게 되면서 기세 싸움에 밀린다. 그러니 일관된 법(진리)을 가지고 응대해야 한다. 귀신 말에 따라가면서 이말 저말 하다 보면 자기가 말려들게 된다.

 

"자, 그러지 말고 이 두 사람처럼 그대도 이제 새로운 길을 찾게나. 피를 보면서 춤추는 것이 뭐 그리 좋은가?"

 

"내가 무슨 길을 가야 되지?"

 

이제야 귀신이 나의 손바닥에 들어왔다. 아니, 사실은 처음부터 내 손바닥에서 놀아났지만 귀신이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극락에 갈 때쯤에야 비로소 깨닫는다. 그러고는 나에게 감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의 길을 가야지, 그동안 그대는 땅 위에서 신을 오라 가라 하며 신을 모시지만 했지, 그대 자신은 정작 신의 길을 직접 가 본 적이 없지 않은가?"

 

귀신이 들고 있던 기다란 장군칼과 무구와 몽둥이를 바닥에 놓고 내 앞에 얌전히 꿇어앉는다. 이 귀신에게 스며있던 피비린내를 깨끗이 씻어내고 화엄성중의 세계에 올려 보내 주었다.

그러부터 1주일 후 다시 이 남매가 공부하러 왔는데, 1주일 동안 아무렇지도 않았고 예전처럼 다시 살이 붙었고 완전히 회복되었다. 매형도 잠을 편안하게 잘 잔다는 것이다. 신기해하였다. 이 무병(巫病) 내지 신병(神病)은 당해본 사람만 안다. 문제는 당귀에게 당할 때는 얼굴이 갸름하게 보기가 더 좋았다는 것이다. 귀신 덕분에 본의 아니게 공짜로 다이어트가 된 것이다. 그런데 다시 애써 살을 좀 빼야 하는 애로사항이 생긴 것이다. 천도의 재미있는 부작용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이렇게 여럿이 모여 무당노릇을 하면 내생에도 참으로 무당노릇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사실을 알 수 있다. 내가 다른 일을 하고자 해도 같이 일했던 다른 무당귀신이 다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신병 앓는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이들 당귀를 천도시켜 줄 사람 하나 변변하게 없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실정이라서 무당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괜히 신내림을 받아 무당 하면서 방황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