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빼앗긴 땅이 원수임을 깨달은 할머니 영가

지공선사 2024. 4. 30. 11:13

49재를 열어 앞전의 남편 천도에 이어 남편을 평생 무능력자로 살게 만들었던 원한 맺힌 할머니 영가를 천도시킨다.

 

"그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인생을 망쳐왔으니 이제 그만둘 때가 되었다. 그대의 뺏겨버린 땅의 가치보다 사람들의 희생된 인생을 돈으로 환산하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니 그대는 이미 충분한 이익을 얻었다."

 

"대대손손 물려주려고 그랬는데..."

 

할머니의 뺏긴 땅을 자손에게 대대손손 물려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빼앗긴 땅의 가치를 한없이 부풀린다.

"원수를 대대손손 물려준다고?"

 

내가 이렇게 말을 꺼내자 할머니가 의아해한다.

 

"그대의 땅으로 인해 오빠가 탐욕을 부리게 되었으니 그 땅이 오빠의 원수요, 그 땅이 죽고 난 후에도 그대 자신을 여전히 이 세계에 묶어두고 있으니 그대의 원수요, 그대의 땅을 빼앗긴 마음에 조카의 인생이 망가졌으니 조카의 원수요, 그로 인해 조카의 며느리와 자식까지 일생을 눈물로 지새웠으니 그들의 원수요, 그대의 땅으로 인해 여러 사람의 인생을 망친 악업으로 그대의 다음생이 불행으로 정해졌으니 그대의 철천지 원수로다, 그렇지 아니한가?"

 

이 말을 듣고 할머니가 순간 불안감에 휩싸이며 그동안 자기가 한 짓을 다시 한번 돌아본다.

 

그때 다시 법문을 이어갔다.

 

"그대는 세 가지 잘못을 했다. 나 이외의 일체는 원수인데 그 땅을 은인으로 잘못 알고 품에 안았으니 그로 인해 그대 자신을 해친 것이 첫 번째 잘못이요, 내 것이라는 것은 없는데 땅을 내 것으로 알았으니 그로 인해 원한과 고통을 파생시킨 두 번째 잘못이요, 일체가 본성을 따라 저절로 흘러가는데 그대가 그 흐름에 끼어들어 길을 막았으니 그로 인해 천지자연에 대한 죄를 지어 세 번째 잘못이로다. 이로 인해 그대의 악업이 너무나 커졌고, 그대의 자손이 오히려 불행하게 되었으니 그 땅과 그 과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할머니 영가가 더욱더 불안해한다. 그러다가 드디어 말을 꺼낸다.

 

"그 땅과 과보를 어떻게 거두지요?"

 

비로소 자기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것이다. 영혼의 잘못을 법으로 철저하게 하나하나 일깨워주는 쪽으로 계속 쭉~ 밀어붙여 불안감을 극대화시켜 항복을 받는 것은 천도시키는 사람이 철저히 법으로 완전무장되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냥 윽박지르면서 밀어붙이는 것은 천도가 되지도 않지만 천도시키는 사람이 오히려 악업을 짓는 어리석은 행위이다. 사람이 귀신에게 하는 행위도 업이 정해진다.

 

"그 땅과 과보는 그대의 본래 마음 이전에 생겨난 것이 아니고 그대가 생긴 이후에 난 것이니 그것을 거두려면 그대의 본래마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지장보살 진언과 광명진언을 외면서 할머니 영혼을 깨끗하게 정화시켰다.

영혼의 정화는 무작정 진언을 왼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물로 씻긴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춤을 추든가 천도재를 지내든가 하여튼 뭐든 간에 그 어떤 형식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그 영혼이 자기의 잘못을 법의 거울로 비추어보고 철저하게 깨닫고 참회한 후에라야 부처님의 광명을 동원해 비로소 정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언을 왼다고 광명이 생기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실상은 그 와 정반대이다. 광명이 우선 있어야 진언을 통해 그 광명이 비로소 영혼 속으로 쉽게 파고 들게 된다. 그 광명은 자기 자신이 부처님과 이어져야만 생겨난다. 그러므로 어두운 영혼의 소유자가 (귀신을 천도시키려고) 진언을 아무리 외워본 들 오히려 악령이 더 붙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시중에서 영혼을 정화시킨다고 하는 말은 대부분 엉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천도시키는 사람이 법의 지혜와 힘을 동원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이 없는 사람은 영혼을 천도시킬 수 없다. 법이 있는 사람이라면 팔만대장경을 색과 공을 차원을 오가며 하나로 이어 자유자재한 법문을 할 수 있다. 그러니 법이 없는 사람은 귀신을 천도시킨다고 말을 하지만 그냥 귀신을 대접하고 위안해 주는 정도밖에 안 된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빙의한 영혼을 무당인 자기 자신이나 가족 등 다른 사람에게 임시로 옮겨 붙여놓도록 하고서 당사자에게는 천도시켰다고 버젓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성행하고 있다. 또한 빙의된 사람이 구토를 하도록 몸에 심한 압막을 가해놓고 구토를 하는 것을 두고 빙의령이 빠져나갔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 기막힌 요지경 세상이다.

진짜 천도시킬 능력이 있는 사람은 빙의된 사람의 몸에 손 하나 대지 않게 된다. 귀신을 직접 보이지 않는 자기 영혼의 손으로 붙잡아 끄집어내니 말이다. 빙의된 사람이 고통스러워할 정도로 몸 여기저기 세게 눌러놓고 쇼를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귀신을 천도시킨다고 하면서 산 사람이나 귀신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쓸데없는 고통을 주는 것이니 큰 악업이 되는 것이다.

 

할머니 영혼은 이렇게 지장보살님에게 한 참회화 어리석음에 대한 깨달음을 가지고 밝고 밝은 세계로 나아갔다. 그 땅은 지금 이 순간 어느 누구의 소유물이 되어있지만 또 때가 되면 가을낙엽처럼 바람 따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안길 것이다.

 

살다 보면 억울하게 자기 소유물을 멀쩡히 뺏기고 한이 맺히는 경우는 주변에 흔하다. 그런데 여기서 할머니 같은 원한의 마음을 가지는 것은 가장 최악의 선택이 되고 만다. 정당하게 되찾아올 수 없다면 그것을 마음에서 말끔히 버릴 때 빼앗아간 사람은 정말로 하늘의 큰 벌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작은 마음이 큰 마음에게 감히 덤비기 때문이다. 결국은 작은 마음이 산산조각 나면서 처절한 신음소리를 내게 되어 있는 것이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