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전생 업장을 지으면 환생 후에 귀신의 복수가 기다린다.

지공선사 2024. 6. 28. 09:59

전생에 조선시대 내시였던 이 남성은 상관으로부터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기고 자리도 쫓겨났다. 그리하여 번민하다가 스스로 약을 먹고 죽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 환생하여 있는 청년에게 달라붙어 막 복수하려는 참이었다.

 

그런데 이 청년의 어머니가 마침 나에게 와서 아들의 업장을 해소하는 것이었다. 타이밍이 절묘하다. 아들을 무사하게 하려면 이 원한 맺힌 영가를 천도시켜야만 했다.

 

"그놈이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갔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대에게 남아있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대는 이 청년으로부터 사랑과 돈과 자리와 목숨까지 빼앗기고 말았다. 그런데 이것들은 그대에게 다시 돌아온다. 떠난 여인도 그대와 인연이 있으니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되고 지위도 다시 주어지게 된다. 목숨도 다시 태어나면 얻게 된다. 그러므로 그대가 뺏긴 모든 것은 잠깐 그대를 떠난 것이지 영원히 뺏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이렇게 되려면 그대는 한 가지 남은 마지막 것 마저 뺏기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그대는 뺏긴 것을 영영 도로 찾을 수가 없게 된다. 그대가 아직 뺏기지 않고 있는 것, 그리고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빼앗아갈 수 없는 것, 그것은 바로 그대 본(本) 마음이다. 본마음은 그대가 복수하는 순간 사라지고 그대가 뺏긴 모든 것을 영영 그대에게 돌아올 수 없게 만든다. 그 본마음은 그대의 모든 것을 영원히 그대 것으로 간직 하게 할 수 있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자, 그래도 복수하겠느냐?"

"아닙니다. 복수하지 않겠습니다"

 

 "그래, 그래야지, 그대의 아름다운 본마음이 그대 자신을 극락으로 인도할 것이야!"

 

"그럼 그 사람은 어떻게 됩니까?"

 

"참회하여 본마음을 회복하면 그대에게 빚을 갚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어둠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야"

 

"참으로 불쌍하군요"

 

전생의 원수에게 연민을 품고 저 세계로 들어갔다.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말은 자기의 본마음을 원수로 인해 스스로 버리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본마음을 지키는 한 그대는 최후의 승자가 된다.

 

빼앗기고 뺏는 것은 돌고 도는 수레바퀴와 같다. 모든 것이 허망할 따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