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도산지옥에 갈 귀신을 구해주신 지장보살님

지공선사 2024. 7. 25. 10:50

 잔인하게 사람들을 칼로 죽인 남자귀신의 천도재를 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이 인간세상의 법도이거늘 그대는 왜 이렇게 인연에 아직 붙어있는가?"

 

천도재를 지내면서 이 귀신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돈을 듬뿍 주며 풍족하게 살 수 있도록 평생 돌봐주었거늘 내 돈을 몽땅 가지고 도망가버렸으니 이 여자를 데려가겠소!"

이미지출처: 생성형AI Dall-e 3

피가 뚝뚝 흐르는 칼을 쥐고 있는 남자귀신이 음침한 목소리를 내뱉는다. 이 소리를 듣는 당사자 여인과 제자에게 소름이 쫙 끼친다.

 

이 여자는 전생에 이 남자귀신의 첩이었다. 그 당시 강원도에 살면서 결혼 후 갑갑해서 집을 뛰쳐나와 여러 남자와 노닐다가 이 남자 눈에 띄어 부인이 되어 살았었다.

 

"이 여인이 이제 자기 잘못을 알고 참회하고 있으니 그만 용서해 주시오"

 

"숨어있던 나를 어떻게 찾아냈지? 그러면 대신 두 딸이라도 죽여서 빚을 받아야겠소"

이미지출처: 생성형AI Dall-e 3

여인이 내게 상담왔을 때 이 집의 여러 귀신들 속에 은밀하게 숨어 있다가 나에게 그만 자기 존재를 들켜버린 것이다. 그리고 전생에 수시로 사람들을 죽인 습관이 있는지라 그 습관 그대로 말을 내뱉는다.

 

"생명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으니 그건 곤란하고 부당하오. 그런데 이 여인이 그대에게 빚진 것이 많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장보살님께 여쭤보고 처분에 맡깁시다"

지장보살님이 남자귀신을 도산지옥으로 향하는 것을 막아주다

그러고는 "지장보살 ~ 지장보살 ~ "하면서 지장보살님께 청했다.

 

이윽고, 내가 이 남자귀신에게 물었다.

 

"자, 그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대가 결정하시오!"

 

"내가 이 여인을 봐주는 대신에 내가 도산지옥에 끌려가지 않도록 나를 좀 지켜주시오!"

이미지출처: 생성형AI Dall-e 3

기세등등하던 이 남자귀신이 기가 죽은 목소리로 나에게 부탁한다. 왜냐하면 지장보살님께서 이 남자귀신이 도산지옥(刀山地獄)에 끌려가 고통에 비명지르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악한 귀신이라도 그 장면을 직접 보면 겁먹지 않을 수 없다.

 

이 남자귀신은 살아 생전에 일제시대 강원도에서 oo파 라는 범죄조직 두목으로서 그 당시 많은 사람을 닥치는 대로 칼로 찔러 죽이고 여자들을 강간했던 것이다. 그 칼을 귀신이 된 지금도 무섭게 들고 있었다.

 

여기서 협상을 끝내면 내가 아니다. 지장보살님께서 이 도산지옥 장면을 직접 보여준 것에는 깊은 뜻이 숨어 있음을 내가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시비걸며 협상을 시작했다. 전세가 역전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대를 인간세상에 여전히 머물도록 지켜주기는 하겠는데, 그대가 죽인 많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진 빚은 어떻게 하겠소?"

 

"................."

 

"그대를 지켜주는 대신 내가 한 가지 제안하리다. 그대가 죽인 사람들이 태어나면 모두 찾아서 그들을 도와주면서 죄를 씻으시오!"

 

"내가 그럴 힘은 없소"

 

사람을 해치는 힘과 도와주는 힘이 다른가보다. 하긴 원한을 갚는 힘보다 은혜를 갚는 힘이 약한 것이 인간의 중생으로서의 성품이다.

이미지출처: 생성형AI Dall-e 3

"그럼 내가 그럴 수 있는 힘과 지혜를 드리겠소. 그러면 사람들을 도와주면서 그대가 부처님이 되는 길로 가시오. 그렇게 합시다"

 

최종적으로 이렇게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 남자귀신은 내가 자기에게 어떻게 해줄지 아직 모르고 있다.

 

두 손을 모아 부동근본인(不動根本印)을 하고 광명진언을 읊으면서 드러낸 빛 속에서 큰 산을 하나 보여주었다.

 

"아! 저기 수미산이 보이는군요. 그리 가겠소이다!"

지장경에 나오는 지장보살을 부르면 천룡이 도와주는 구절은 실제 사실이다.

이때 북해용왕신께서 이 남자귀신 앞에 홀연히 천룡을 출현시켜주신다. 이 남자귀신은 드디어 용을 타고 수미산에 들어갔다. 알다시피 수미산은 신의 세계가 전개되어 있는 곳으로 천국이나 극락 너머에 있다. 일체 영혼의 생명체의 궁극적인 본래자리라고나 할까.

이미지출처: 생성형AI Dall-e 3

이런 악령에게 용을 태워주시는 북해용왕신과 악령을 단숨에 교화시키는 기막힌 방편을 펼쳐주시는 지장보살님은 참으로 위대한 중생의 구세주이시다. 참고로 지장경에는 지장보살님을 부르면 천룡이 나서서 도와준다는 구절이 있다.

 

이 남자귀신은 거기에 가서 악업을 단번에 씻어내고 훌륭한 신령으로 화하여 자기가 인간으로 살았을 때 해를 끼친 사람들을 도와주는 선신이 된다. 그리고 만일 이대로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사람을 죽이는 습성을 그대로 갖고 나오는 터라 무서운 범죄자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미래에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된 셈이니 이것도 다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미지출처: 생성형AI Dall-e 3

이렇게 악령과의 협상을 신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마치고 재를 끝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 여인이나 내 제자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참고로 재미있는 사실 하나. 조용한 이 여인은 평소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영화나 장면을 제일 즐겨본다고 말한다. 자기가 왜 그런지 이제야 비로소 이해했다. 이제부터 그런 것들이 저절로 싫어지고 끔찍하게 여겨져 거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