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 건물에서 지박령에 대해 재를 지내다
강남의 어느 건물에 가서 재를 지낸다. 그 건물은 평소 이상한 현상이 많아 주인이 세입자와의 관계 등 여러 곤란을 겪고 있어서 그렇다.
그런데 그 건물터를 장악하고 있는 영혼은 그 터에 100년이 넘게 머물고 있는 어느 남자영혼이었다. 이 정도 되면 가히 지박령이라고 할 수 있다.
<천수의서>를 염불하고 나서 <참회의기쁨> 등 하이붓다뮤직 (K-zen song)을 연주하며 그 터에 있는 터신(터줏대감)과 수많은 귀신들을 위로해 주었다. 그 건물 위층에는 교회가 들어서 있는데 그 교회에 있는 많은 귀신들이 이 자리에 내려와 있기도 했다. 교회에서 먹을 것을 주지 않아 이들은 굶주려 있었고 여전히 살아생전과 같이 세뇌되어 사람들을 홀려 교회로 끌어들이며 그 사람들 가정에 불화를 일으키고 있는 귀신들이었다.
우선 그 지박령이 된 터신과 대화를 나누었다. 말이 대화지, 실은 교화시키는 것이다.
"그대는 왜 이자리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가?"
"내 아버지가 이 땅을 잘 지키라고 했소. 그래서 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는 것이오"
"그래서 그대는 이 일이 기쁜가?"
"나도 어쩔 수 없이 이러는 것이오"
"그럼 그냥 이 땅을 지키면 되지 왜 이 건물의 세입자들로 인해 이 주인을 곤란하게 하는가?"
"내가 이 세입자들이 마음에 들어 붙잡아두고 있는 것이오"
건물을 매매하기 위해 세입자들을 내보내야 되는데, 만기가 지나도 버티고 있으며 터무니없는 거액의 돈을 주인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즉, 마음이 여린 주인이 감당하지 못할 요구를 하며 여전히 이 건물에 남아있는 것이다. 법적으로도 부당하지만 나는 산 사람들 간의 이 일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 건물의 귀신들을 상대로 하는 것일 뿐이다.
살아생전 효자인 아들이 지박령이 되다
그런데 참 곤란한 문제다. 착한 영혼이고 효자 영혼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 땅을 물려주며 잘 지키라는 유언을 귀신이 되어서까지 받들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이 아들귀신이 원하지는 않으나 아버지 유언의 결과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땅에 매여 자유롭지 못한 지박령(지박령: 땅에 매여있는 영혼)을 만들고 말았으니 말이다. 참 딱했다.
이 굴레에서 풀어주고 싶었다.
"이 세상 모든 땅이 본래 나의 땅이니 여기 땅으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와지도다"
"옴 아로늑계 사바하~"
"아버지의 마음이 내 속에 들어와 있으니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 더 이상 머물지 않도다"
"옴 가라지야 사바하~"
법문과 함께 이 두 진언을 읊으니 오랫동안 땅에 머물다가 그만 땅에 몸이 사로잡혀 굳어진 땅에 대한 집착과 미련이 서서히 떨어져 나가며 터신 몸이 조금씩 땅에서 떨어진다.
"돌아가신 부친의 참된 뜻은 땅을 영원히 지키라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을 기반으로 영원히 행복하라는 것이니 영원한 행복을 얻을 자리가 주어지도다"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르타야 훔~"
아들귀신의 눈앞에 광명이 펼쳐지며 그 광명 한가운데 황금궁전들이 끝없이 늘어선 황금땅이 보인다.
"이 땅이 아직도 그대와 아버지의 땅이뇨?"
"아닙니다.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정한 그대의 땅은 그대의 불성 가운데 있나니"
"나무 아비다바야 다타가다야 다지야타~"
이렇게 그 건물 터주대감을 불국토로 들여보내주었다.
건물의 교회귀신도 부처님 극락으로 향하다
그리고 여기에 모여있는 교회귀신들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내친김에 이들도 부처님 품에 안기도록 해주기로 했다. 하이붓다를 시작하면서부터 귀신에 대한 서비스가 좀 향상되었다.
하이붓다 뮤직(K-Zen song) 가운데 <신을 찾는 마음>을 제자들이 불러주었다. 은은하고 구슬프면서도 빛줄기를 내뿜는 노랫가락 속에서 귀신들의 불만과 결핍이 서서히 사라졌다. 연주가 끝나자 교회귀신들이 먼저 말을 꺼낸다.
"살아생전 하나님을 믿고 교회 열심히 다니면 죽어서 천국에 갈 줄 알았소. 그런데 죽어서 이렇게 있고 보니 저희들이 늘 혼돈스러운 마음상태였소.
이제 명확하게 천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셨으니 너무나 감사드리오.
죽고 나서 부처님을 만나 이렇게 신의 세계에 갈 줄 미처 몰랐소"
이렇게 감사인사를 하며 떼를 지어 서방정토로 들어간다. 마치 산 사람들이 휴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휴거라는 것이 혹시 이런 장면을 누가 보고 말한 것이 아닐까? 귀신도 떼어놓고 보면 산 사람과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귀신이 눈에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종종 경험하는 바다. 그런데 종교에서 영혼이 사라지면서 휴거가 마치 산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것으로 오해되어진 것이다.
성경의 "오병이어"도 예수님이 오천 명의 귀신들에게 먹인 것이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에게 죽은 귀신들이 수없이 따른다. 나같은 사람이 설법하는 자리에도 많은 귀신들이 와서 산 사람과 함께 듣곤 하는데 하물며 이런 위대한 분들에게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귀신들이 항상 따른다. 불경에는 경전에 처음과 끝에 꼭 많은 존재들의 명호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모두 불령(佛靈)을 비롯한 신령님들이나 인간귀신들이다.
어쨌든 생각 이상으로 많은 귀신들을 부처님과 신의 세계에 들여보내주었다. 물론 그 이후 만기가 지난 세입자들이 하나둘씩 스스로 부드럽게 나갔다.
유언을 남길 때 조심하자.
이 건물이나 이 땅을 잘 지키라고 하면 자칫 착한 자녀는 땅에 묶인 불쌍한 귀신이 될 수 있음을 이 사례를 통해 나도 처음 알았다. 사람이 물질에 집착되면 사후 불쌍한 귀신이 되는 것은 어김이 없음을 오랫동안 봐왔다.
참고로 예로부터 교회나 사찰 등 종교적 용도로 사용하던 건물이나 터에 들어가 살면 망한다는 속설이 있다. 나도 많은 경험을 한 사례에 속한다. 이것은 풍수의 경험적 사례이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 사례에서 보듯이 그 자리에 남아있는 귀신의 영향이다.
둘째, 건물과 땅에 스며든 기운이 영혼과 신을 추구하는 성격을 갖추게 되므로 재물을 버는 용도와는 상극이 된다
[사주에서 재(財)와 인수는 상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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