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있는 미혼남녀가 격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남자 쪽 부모님이 결혼을 극구 반대하는데, 더구나 뚜렷한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쪽 집안도 요즘 기준에서 보면 제법 빵빵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때 웬 할아버지 영혼 한 분이 문을 열고 쓱 들어오더니 손을 내저으며 이렇게 말한다.
"이 여자는 안돼, 대학교 다닐 때 다른 남자와 동거하며 살았어!"
그 할아버지는 이 남자의 돌아가신 친할아버지였다. 이 남자 부모님을 부추겨 이유 없이 결혼을 말리고 있는 것이다. 귀한 손자가 문란한 성생활을 즐긴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하니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남자 집안은 안동 o 씨 집안으로 지금도 아버지가 위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총각과 부모님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고 오로지 이 여자 혼자만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그러니 이 남자 부모님이 반대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 왔지만 솔직하게 말해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 여자의 비밀을 알면 이 남자도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우선 궁합을 보니 같이 살면 그런대로 괜찮다. 그리고 지금은 둘이 깊이 사랑하고 있다.
그래서 이유는 사주를 보고 따져 적당히 둘러대고 부모님 마음을 돌려 줄테니 결혼해서 살면 괜찮다고 했다. 그 할아버지를 불러 한참동안 설득하여 겨우 납득시켰다. 이런 조상령의 경우 무작정 부적이나 굿, 천도재 등을 한다고 해 봐야 되지 않는다.
그로부터 3개월 뒤 부모님이 결혼을 허락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여자는 남자 부모님이 반대하는 이유를 아마 짐작하고 속으로 찔려했는지 모른다. 절대 비밀은 이 세상에 없는 법인데..
이 사례 뿐 아니라 많은 경우에 돌아가신 조상령과 후손들의 의식 차이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봐 왔다. 조상님도 우리와 이 공간에서 같이 지내시고 계시니 일어나는 현상이다.
특히 얼마 전부터 문제되는 것이 성적 윤리의식이다. 후손 출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성개방이 당연시되고 성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것이 정상이며 성욕을 억제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 있다. 유부남, 유부녀도 별 차이가 없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대학생 동거도 마찬가지 이다. 비록 남녀 서로간에 성적으로 순결을 지켰다고 하더라도 조상님이 가진 의식으로 보기에는 이미 결혼하여 산 것과 똑같은 것으로 여겨지게 된다.
그럼 어느 쪽을 따라야 할 것인가?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윤리의식의 급격한 해체나 변화는 산 자나 죽은 자 모두에게 결코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최소한 바로 윗대 조상님이 지켜보고 개입한다는 생각으로 이 분들이 용납할 정도만은 지키는 것이 좋다. 또 성을 과도하게 즐기게 되면 색정령의 표적이 되기 쉽다.
만일 그대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청춘 때 겪은 위와 같은 일로 결혼을 못한다고 생각해보자. 비단 결혼 문제만 이겠는가?
하늘과 귀신과 자기영혼이 있는 한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 그래서 잘못한 일은 자기 이외에 아무도 모르더라도 반드시 어느 시점이 되면 자기 앞날에 장애물로 등장하게 된다. 이 때라도 깨달으면 그나마 빨리 벗어날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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