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남자들만 제대로 살지 못하게 만드는 집안 업장

지공선사 2024. 2. 14. 16:27

6개월만에 찾아온 구로에 사시는 여성분이 안색이 환하고 얼굴빛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코 끝이 빛이 반짝반짝 나는 것이 활짝 핀 꽃이다.

 

그 당시 올 때는 얼굴이 시커멓고 어두칙칙한 안색으로 온갖 고생을 혼자 다 한듯한 표정으로 왔었다.

그럴만도 한 것이 시댁에서 오는 뿌리깊은 업장으로 인해 가정이 깨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신기할 정도로 이런저런 고통 속에 오랜세월 시달려왔던 것이었다.

 

요즘 사는 것이 어떻는지 물으니 싱글벙글 웃으며 한마디로 답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맛 나네요. 펀드에도 돈을 넣어 두었어요."

 

그렇게 백수로 괴롭히던 남편이 마음을 잡고 이제야 부인 고마운 것도 좀 느끼고 일도 성실하게 하니 경제적으로도 좀 살만해졌다. 그런데 펀드는 좀 걱정된다.

 

"그리고 이제 친정집 문제도 좀 해결하려구요"

 

그 당시는 남편을 비롯한 시댁 업장을 해결하느라 친정은 일단 옆으로 제껴둔 것이다. 이제 자기가 한숨 돌릴만하니 무엇이 있으니까 이것마저 해결해야 되겠다고 한다.

 

남편 일을 할 때 이 여성분 친정 일은 당연히 알고 있지만 친정 이야기는 꺼내지는 않았다. 그 때 당시에 괜히 부담줄 필요는 없었다. 시댁일만도 벅찼으니까. 그리고 집안이 풀리고 잘 되고나면 당연히 물어보러 올 것이니까.

 

오랜 세월 친정집 일을 물어보러 유명한 사람들에게 찾아다녔어도 누구 하나 속시원하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고 그냥 삼촌영혼 등 누가 집안에 있다는 정도 밖에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여성분 어머니쪽 남자들은 젊어서 암이나 교통사고로 줄줄이 죽어 대부분 과부가 되어 있고 그나마 살아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들은 여러집 살림도 하고 있는 등 한마디로 친가, 외가 합해서 여자들이 모두 하나같이 남자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었다. 아버지쪽 남자들도 비슷하거나 살아있는 오빠 등 남자형제들도 하나같이 뛰어난 능력에 비해 도무지 일이 풀리지 않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뿌리가 되고 있는 업장이 아주 특이했기 때문이다. (내 말을 듣고 나서 여성분이 실제 확인해본 바가 모두 일치했다.)

 

이 여성분 할머니가 그 원인제공자인데, 이 집에 시집와서 남편은 일본에 떨어져 있으며 가끔 왕래했고, 증조할머니가 시집온지 5년이 지나도록 자식을 못낳는다고 심하게 구박하고 있었다.

 

급기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그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 집은 유서깊은 경상도 한 동네에 성황당이 있었는데, 그 옆에서 늙은 무당이 신을 모시고 있었다.

 

그 무당이 신에게 공양올리고자 애지중지하는 단지(공양그릇)에 귀한 약초술을 담가 놓았는데, 그만 그것을 몰래 가져와서 기도를 올렸던 것이다. 아들 낳는데 효험이 있을까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지 몰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얼마 후부터 갑자기 본인을 비롯한 가족이 이유없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그렇게 돌아가시고, 일본에서 귀국한 할아버지는 그만 모은 돈을 모두 사기당하고 천식으로 돌아가셨다. 그러고 나서 그 집안 식구들에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남자들이 줄줄이 명을 달리했거나 무력하게 살게 된 것이다. 지금 있는 식구들은 아주 심한 천식으로 시달렸었다. 할아버지 영혼이 곁에서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그 무당과 무당이 모시던 신(귀신)들이 이 집안에 몰려와 자손을 끊어놓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들을 낳고자 몰래 가져갔으니 이 집안 남자들을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다.

 

천도재를 지내면서 그 당귀 무리들을 불렀다.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내 앞에서는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그 당시의 단지와 비슷한 단지를 구해놓고는 짤막하게 법문을 하고 원한념을 버리게 했다.

 

이 당귀는 자기의 신이 분노해서 그렇다고 항변한다.

 

"그대의 신이 분노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대가 분노했던 것이다. 그대가 분노했으니 그대의 신도 그대를 따라 분노했던 것이다. 그러니 그대가 분노를 버린다면 그대의 신 또한 분노를 버리게 된다. 그대의 본성을 그 단지에 매어 놓았으니 이것이 본인의 영혼과 그대의 신에게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다. 이제 그 단지에서 벗어나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뭔가 깨달았는지 당귀가 그 단지를 번쩍 들어 던져버렸다. 단지가 산산조각났다. 그런데 그 속에 담아 놓은 술이 바로 내 뒤에 앉아 있는 여성분에게로 방향을 잡고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는 같이 있던 다른 무리들과 함께 저 극락으로 올라갔다.

 

참 신기하다. 이것은 이 여성분이 나중에 아주 잘 살게 되는 것을 부처님께서 알려주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 홀로 이렇게 나서서 집안의 업장을 해소하는데 그 공덕이 어디로 가겠는가?

 

천도를 마치고 나자 아주머니가 속이 아주 후련하다는 듯이 즐거워했다.

 

"선사님을 만나서 이제 비로소 우리 집안의 업장을 끊게 되었네요. 그렇지 않았으면 내 아들로 계속 내려갔을테니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그 때도 중학생인 아들은 완전히 공부는 저리 치워놓고 게임중독 등 하여튼 학생 아닌 길로 빠지고 있었다가 시댁 문제를 해결하면서 올바로 잡혀 공부하고 있었다. 급한 위기는 넘겨준 것이다. 하지만 친정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었으니 그대로 놔두면 당연히 또 언젠가는 흐트러지게 된다.

 

평생 착하게 살아도 불행을 당하는 원인이 아주 사소해서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런 사실들을 누가 밝혀낼 수 있겠는가?  불심이 지극하니 부처님이 그동안 지켜보다가 내게 오도록 해서 비로소 이 집안 전체를 살려주시는 것이다.

이 집 할머니가 직접 원인을 제공했지만 더 따져보면 그 증조할머니(시어머니)가 그렇게 심하게 구박하지만 않았더라도 이 할머니가 그런 짓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증조할머니의 지나친 구박이 그만 후손들의 목숨을 수없이 앗아간 것이다.

 

그러니 누구를 구박하고자 할 때는 그로 인해 상대방이 어떻게 할지를 미리 곰곰이 좀 따져보고 했으면 한다. 자칫 엉뚱한 일을 저질러 이렇게 큰 과보를 낳을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