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무당을 시키기 위해 신병을 일으키는 당귀 천도

지공선사 2024. 3. 20. 10:44

병원에서 살려 달라는 다급한 전화가 왔다.

 

이 젊은 여성이 병원에 입원하여 일주일 넘게 꼼짝 못하고 누워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거의 혼수상태로 앓고 있는 중이었다.

 

그동안 온갖 약을 처방하고 병원을 돌아다니며 검사했지만 이상하게 하나같이 아픈 곳이 없는 결과가 나와서 더이상 견딜 수 없어 내게 전화한 것이다.

 

한없이 어지럽고 속이 다 뒤집혀 먹지 못하고 가슴이 조여들고 숨쉬기도 힘든데다가 심장은 마구 뜀박질하고 몸은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으니 죽음의 공포를 겪고 있는 그 고통이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거기다가 경제적으로 완전히 빚만 가득 진 빈사상태였다.

 

겨우 남편 차에 실려 법당에 오자마자 자리에 바로 털썩 드러 누워버린다.

 

이른바 무당이 되기 위해 앓는 신병(神病)이었다. 무당과 박수귀신을 비롯한 여러 귀신들이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당을 만들기 위해 경제적인 수입을 모두 끊어버리고 남편이 번번이 취직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이 당귀(堂鬼)들을 천도시켜야 했다.

 

무당귀신 목에 천주(千珠)를 걸어 진언을 외며 목을 조이니 쾍쾍거리며 숨쉬기 어려워 고통스러워한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저항하며 같이 온 신랑까지 유혹한다.

 

"○○야, 내가 돈 많이 벌게 해줄테니 춤출거지?"

 

신랑이 머뭇거리자 이 부인이 단호히 거절한다.

 

그래도 끝까지 미련을 부린다.

 

그래서 곧 쓰일 것으로 예상되어 마침 전날 준비해둔 박바가지를 꺼내 앞에 놓고 부인에게 밟아 박살내도록 했다. 

 

그러자 박수귀신이 어쩔 줄 모르고 안절부절하며 안타까와 한다.

 

"자, 이제 이 여인을 무당 만드는 것을 그만 포기하고 그대들이 진짜 신이 되는 것이 어떠한가?"

 

죽기 전에 평생 신을 모셔온 이들이라서 자기 자신들이 그런 신이 될 수 있다는 나의 말에 귀가 솔깃한다.

 

"정말로 그렇게 될 수 있어?"

 

무당귀신이 되묻는다.

 

"그럼, 그대들이 내 말을 듣고 순순히 물러나고 부처님께 귀의하면 내가 그렇게 되도록 해주마. 이 지저분한 세계에서 그만 놀거라"

이들이 나에게 더이상 저항할 수 없게 되자 항복한다. 이들을 신령력(神靈力)으로 깨끗이 정화시켜 극락으로 인도하여 주었다. 

 

쓰러져 꼼짝못하고 있던 이 부인이 이제야 얼굴에 화색이 돌며 생기를 되찾는다. 그리고는 ○○○보살이 신령치료를 해주자 힘이 나고 속이 진정되며 자리에 앉는다. 그렇게 돌아갔다.

 

이후 일주일 동안 연속적으로 다른 귀신들의 빙의를 받으며 그 때마다 내게 와서 귀신들을 천도시키고 신령치료를 받고 나서 움직이며 밥도 먹고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주일 후 드디어 그동안 천도시킨 이들 귀신들 배후에 있는 진짜 당귀가 등장했다.

 

괜찮아졌던 몸이 밤새 설사를 하며 어지럽고 온 몸이 꼼짝못하며 그동안 겪었던 고통과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 그리고 신랑의 눈에 이 부인이 무당옷을 입고 춤추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당귀는 시댁에 쭉 내려오던 당귀로 백년 넘게 이 집에 머무르며 시어머니를 비롯한 시댁 식구들에게 온갖 불행을 일으키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무당이 되지 않으려고 버티며 그렇게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이 부인이 집에 시집오자 무당을 만들기 위해 여러 귀신들을 빙의시켜 신병을 일으키며 작업을 하고 있던 중  내가 번번이 그들을 천도시키자 드디어 자기가 직접 나선 것이다. 그 힘이 이전의 귀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막강했다.

 

내가 처음부터 이 대장격의 당귀를 처리하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무당하기 딱 좋은 그 욱하는 성격을 고치고 귀신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시어머니가 겪은 고통을 겪어봐야 사이가 좋아질 수 있으며, 또 내가 먼저 덤비면 상대는 도망가버리고 숨기 때문인데 상대가 덤비면 곧바로 맞붙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끈기있게 이 대장이 보낸 당귀들과 여러 귀신들을 하나하나 처리하며 등장하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예상보다 훨씬 일찍 등장했다.

 

이 부인이 법당에 드러눕자 몸 주위에 촛불을 빙 둘러쳤다. 그리고는 칠성신(七星神)에게 기도하면서 촛불에 칠성신의 힘을 불어넣자 이 부인 주변이 온통 화염으로 뒤덮인다.

 

부인 몸 속에 있던 이 당귀가 불 속에 갇혀 꼼짝못하게 된 것이다. 뜨겁고 숨막히며 힘을 전혀 쓰지 못한다. 이른바 화공(火功)인 것이다.

 

이 당귀가 살아 무당노릇할 때 칠성신을 모시고 기도를 많이 한 당귀라서 칠성신에게 의탁시키는 것이다.

 

그래도 이 부부를 다시 유혹한다.

 

"○○야, 내가 떠나면 너는 죽을 것인데 그래도 괜찮느냐?"

 

신랑이 놀라는데 누워있는 부인은 죽어도 무당은 안하겠다고 대답한다.

 

"선사님이 계시니 전 안 죽을거에요, 괜찮아요. 죽어도 무당은 안할테니 그만 가세요"

 

당귀들은 인간의 가장 큰 약점을 노리는데, 그 약점이 바로 돈이나 목숨, 또는 자식 같은 혈육을 내걸고 협박하며 결국 무당이 되게 만든다.

 

이 당귀가 크게 실망하는 표정이다.

 

"내가 백년 넘게 너희 고조부때부터 있어왔는데 이제 어쩔 수가 없구나. 그만 떠나마. 선사님. 저를 자미대제께 보내주세요"

 

칠성신께 부탁해서 자미대제(옥황상제)께 보내 주었다. 이상하게 떠날 때는 모두 내게 고마워한다.

 

부인을 일으켜 신령치료를 해서 집으로 다시 돌아가게 했다. 그로부터 3일 후 다시 왔는데, 안색이 좋고 그동안 앓던 무서운 신병이 거의 사라졌다.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고 한다.

이 세계를 믿지 않던 신랑이 병원에서도 백약이 무효이던 부인이 이렇게 변하자 신랑도 전적으로 이 세계의 실재를 알고 믿게 되었다.

 

이 집에 시집온 후로 그동안 시어머니와 충돌을 늘 겪었는데, 이것은 바로 시어머니와 이 부인의 신기(神氣)가 충돌하는 것이다.

 

난생 처음으로 신병을 앓아본 이 여인은 이제서야 시어머니가 평생 겪었던 병과 고통을 이해하고 뻐저리게 참회하며 눈물을 흘린다.

 

무당운명을 벗어나고 가족이 화합했으니 이제 잘 살 것이다. 대략 2주 가까이 나와 ○○○보살이 이일로 온 몸에 진이 다 빠졌지만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