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치동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한 중년 여성의 집에 있는 지박령들을 처리하러 갔다.
그 집에는 할머니 영혼과 어린 여자아이 영혼, 그리고 이 집에 와서 천도재를 지낸다고 하며 어느 사이비 법사가 불러들인 악한 귀신을 포함해서 다른 몇몇 영혼이 있으면서, 이 집안 가족들에게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특히 이 할머니 영혼은 25년전 이 아파트가 세워지기 이전부터 그 터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그 지역 일대 넓은 땅을 소유하고 있던 분이었다. 그리고 이 집에 머물면서 집주인 노릇을 해오면서 강한 집착을 가진 지박령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여성분 식구들은 색(色)의 관점에서 보면 물론 소유권을 가진 집주인이었지만, 공(空)의 관점에서까지 확대시켜 보면 진정한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로 살았던 것이다.
이 할머니를 불러 천도를 시키는 도중에 법문을 하는데, 이 할머니 영혼이 나에게 묻는 말이 왈,
"극락에도 땅이 있나?"
순간 배꼽잡고 웃을 뻔 했다.
그 동안 다른 법사를 불러 천도재를 지냈지만 그대로 머물러 있었고, 이제 나를 만나 어쩔 수 없이 저 세계로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되었는데, 이 금싸라기 땅을 자기 것으로 여기며 지내온 것이다. 이 땅을 포기해야만 하는 심정이 오죽했겠나? 그래서 이 땅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대신 극락에 가서 대신 가질 땅이 있는 묻는 것이다. 처음에는 강력하게 저항하다가 결국 자기의 어리석은 집착을 깨닫고 극락왕생하셨다.
어린 아이 영혼은 그 집 부엌에 있었는데, 이 집 딸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집 부엌에 유명한 스님이 그려준 어린 동자승이 있는 그림이 있었다. 거기에 붙어 있었던 것이다.
천도를 시키는 와중에 예쁜 색동옷을 입혀달라고 하는데 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용왕신께 부탁해서 옷을 입혀주니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조왕신에게 이 어린 여자아이 영혼을 의탁하였다.
집착이 무서운 이유는 무엇인가?
이 할머니는 처음에는 자기가 이땅과 집에 집착하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역으로 이 땅에 묶여 버렸다. 이런 경우는 자기가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게 된다. 이 묶여 있는 것을 풀어 주어야만 저 세계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냥 형식적인 천도재만 지낸다고 될 일이 아닌 것이다.
집착의 가장 큰 과보는 집착하는 것이 바로 그 대상에 의해 자기 영혼이 자유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자유를 잃는다는 것은 스스로의 영혼을 포기하고 삶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사는 바로 국가권력이나 지배자로부터 자유를 확대시키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수많은 피를 흘리면서도 말이다. 다수 대중은 자유를 얻겠지만 개인 각각은 집착에 묶여 자유를 상실했다.
집착? 집착을 많이 하면 할수록 스스로 더 매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늘을 생각하면 하늘에 매이고
땅을 생각하면 땅에 매이고
인간을 생각하면 정에 매이니
어디에 나를 두겠는가? (나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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