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죄업이 큰 악령에게도 지장보살님이 가피를 내려주다.

지공선사 2024. 2. 5. 13:14

자기가 전생이나 금생에 저지른 잘못을 나중에 알고 깊은 죄의식에 사로 잡혀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특히 신앙인이라면 신이 과연 자기를 용서해줄까 또는 지옥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에 사로 잡히게 된다.

 

나도 일을 하면서 이 사람이나 귀신, 특히 악령이 과연 구제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부처님의 대자대비는 예측불가하다.

지난 TV 방송에서 방영된 사이비교주 관련 방송을 보니 떠오르는 악령이 있다.

 

예전 40대 중반의 직장인인 박oo 이라는 여성분이 찾아 왔는데, 명상수행을 하다가 몸에 큰 이상이 생겨 상담을 온 것이다.

 

속을 들여다 보니 불에 타 죽은 한 여자 영혼이 빙의되어 일으키고 있는 증상이었다. 그런데 유명한 명상 선생님은 '마음을 관하라'고 이야기할 뿐 치료도 못해주고 기타 다른 수행자들을 찾아 다녀도 모두 마음 타령이나 할 뿐이었다. 그리고 천도재도 여러 번 지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이 빙의령을 불러내는데, 이 영혼이 갑자기 두려움에 몸을 부르르 떨며 뒤를 보니 저 구석에서 무섭게 생긴 귀신 하나가 이 아주머니 영혼을 잡아 먹을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공포영화에나 볼 수 있는 악마의 형상을 하고 있으면서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하~ 하~ "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니 보고는 그냥 무시해버렸다.

 

그런데 사연을 추적해보니 기가 막혔다.

 

<박oo> 이라는 여성분과 <빙의령>은 둘 다 전생에 자리산 뱀사골에서 이 귀신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었다. 그런데 이 스승은 사이비교주였고 박oo은 완전히 세뇌되어 그를 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는 보살이었다.

 

빙의령은 그 때 이 사이비교주의 신도로서 나중에 정체를 알고 밀고를 하려다 하다가 그만 들켜 사이비교주의 지시로 박oo 등 몇몇이 이 신도를 죽여서 불에 태워 버렸던 것이다.

 

그로부터 100년 후 박00 여성분은 다시 환생하여 지금 이 여자분이고, 그 때 불쌍하게 불타죽은 신도는 명상하는 틈을 타서 빙의하여 복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 사이비교주 귀신은 박oo이 태어나면서부터 주변에 맴돌면서 직접 빙의하지는 않고, 이 빙의령을 억압하면서 박oo 이 죽도록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죽으면 자기의 노예가 되어 시중들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이 사이비교주 귀신은 생을 거듭하면서 태어날 때마다 사이비교주 노릇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지옥으로 인도한 악령 중에 악령이었고 힘도 엄청났다. 인간영혼인 악령을 넘어 거의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오죽하면 복수하려고 빙의한 이 아주머니 영혼마저 꼼짝못하는 것이다.

 

셋이 참 묘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 빙의령은 복수하면서 이 악령에 사로잡혀 있고 박oo 은 빙의령에 복수당하면서 또 이 악령에 의해 죽음의 공포를 늘 겪고 있었던 것이다. 즉, 이중으로 당하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박oo 은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죽고 싶은 충동을 수시로 느껴왔던 것이다.

 

먼저 불쌍한 이 빙의령을 정중하게 천도한 다음 3일 후 근처에 도선사 지장전에 갔다. 이 사이비교주 귀신을 어떤 방향으로 처리해야 되는지 지장보살님께 여쭙기 위해서다. 왜냐하면 이 마령은 구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이런 영혼은 천도가 아니라 지옥으로 보내든가 아니면 없애 버리든가 해야 하는데, 이런 일은 내가 금생에 맡아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하는 부처님은 따로 계신다.

 

눈감고 기도하는데, 말씀 대신 재단에 향로가 놓여 있고  그 속에 많은 향이 연기를 내뿜고 향로 옆에는 꽃다발이 놓여 있는 장면을 하나 보여 주신다. 이것은 한 번 구제해봐라는 뜻이다. 참 난감했다. 물론 구제하면 앞으로 이 악령으로부터 피해를 입을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것과 같으니 큰 일이기는 한데...

 

"과연 악마에 가까운 이 악령이 참회하고 구원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날 박oo 에게 꽃을 한다발 갖고 오라고 하여 불단에 놓고 천도재를 시작하였다.

 

우선 이 악령을 혜주보살의 몸 속으로 집어넣어 가두었다.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엄청 치면서 날뛰는데, 몸 속에서 이런 악령이 날뛰면 주먹크기만한 쇳덩어리가 몸 속의 오장육부를 내리치는 것과 유사하다. 엄청나게 고통스럽다. 그런데 혜주보살은 눈을 감은 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합장을 한 채 고요하게 완전 삼매에 들어가 있다. 이렇게 되려면 고도의 수행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가끔 보듯이 대개 급사하거나 발작을 일으키거나 입에 거폼을 물고 까무러치게 된다.

 

다른 단체가 이 여성에게 천도재를 지내면서 무사했던 것은 이 악령이 아니라 조상 등 엉뚱한 원인을 이야기 하니 굳이 이 악령이 나설 필요가 없는 것이다.

 

촛불을 악령의 머리 위로 한 바퀴 돌리고 난 후 향을 하나 불붙이고 머리 위로 일곱바퀴를 주문(呪文)을 외면서 돌리기를 7번 하여 이렇게 총 7개의 향을 차례차례 향로에 꽂고 나니 이 악령이 움츠러들며 잠잠해진다. 이것은 향을 이용하여 귀신을 제압하는 주술로서 전날 지장전에서 기도 중 불타는 향을 보고 얻은 지혜이다. 진짜 주술은 형식을 그대로 흉내내어 봐야 소용없다. 주술을 이용하는 사람의 힘과 마음,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효과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후 지장경의 지옥명호품을 염불하고 나서, 죽비를 들고 영력을 불어 넣어 바닥을 한 번 쾅! 내리쳐 악령의 기를 완전히 죽인 다음 꽃다발을 집어 들고 외쳤다. 

 

"지옥으로 갈 것인지 이 꽃다발을 받을 것인지 선택하라!"

 

묵묵부답이었다.

 

그리곤 한참 후

 

"꽃이 보이지 않아..."

 

업장에 눈이 가려 아마 눈앞에 있는 꽃도 못볼만큼 어둠의 세계에 속해 있었던 것이다. <사자의 서>라는 책에 보면 업장이 짙어 태어날 때 돼지 자궁이 궁궐로 보여 쑥 들어가 축생계로 떨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반야심경에 <원리전도몽상>이란 표현도 유사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 악령의 눈과 코를 열어 꽃을 보고 향기를 맡게끔 해 주었다.

 

그러나 이제 꽃은 보이지만 진정한 참회는 여전히 하고 있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두들긴다고 되지 않는다.

 

다시 수인(手印)을 하고 진언을 외면서 천룡팔부신중(天龍八部神衆)께 이 악령의 처분을 맡겼다.

 

그런데 진언을 외자마자 저 위에서 빛이 한 줄기 내려오더니 이 악령의 머리부터 꿰뚫고 들어가 몸통을 관통하며 회음부 근처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 모습이 마치 나무가지에 꿰어놓은 통닭 같았다.

 

나도 이런 빛은 처음 봤다. 천도재를 지내는 중에 보통 빛을 받으면 영혼이 순간 눈부신 빛덩어리로 변하는데, 이건 참 희한하다. 영혼은 그대로 있고 빛이 무슨 창이나 화살 같았다.

 

그러자 악령은 갑자기 몸을 앞뒤로 크게 흔들면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잘못했습니다!" 하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정도로 머리를 바닥에 연신 조아리며 부처님 전에 손을 싹싹 비는 것이 아닌가?

 

여태껏 못된 귀신들을 제도해 왔지만 이렇게 크게 잘못을 비는 모습을 못봤다.

 

한참 그렇게 울부짖으며 참회하더니 드디어 이 아주머니에게도 잘못했다고 빈다.

 

이후 법문을 좀 해주면서 "여기 꽃을 갖고 가거라!" 하며 꽃다발을 들고 무릎팍에 던져 주었는데 이것을 집어 순간 도선사에 계신 지장보살님께 공양하고 저 세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내가 전날 기도한 곳이다. 참 너무나 신기하다. 이 악업이 너무 짙어 극락에는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여기 인간세상보다는 훨씬 살기 좋은 곳으로 올라 갔다.

박oo 은 전생에 비록 스승을 찾아 헤매다가 사이비교주에게 빠져 악행을 저질렀지만 본성이 성한 여인이고 그 전생에는 부처님을 한생 동안 잘 모신 공덕이 있었다. 이 공덕으로 인해 금생에 드디어 이 악령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실제로 이 여성분은 수행에 대한 욕심이 엄청나서 빙의에 시달리면서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스승을 찾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가장 큰 의문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과연 인간이 얼마나 바뀔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특히 수많은 생을 크나큰 악행을 저지르며 악마가 거의 되어 있는 악령조차도 지장보살님의 대자대비한 가피를 입는 것을 보면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석가모니께서 금강경에 불가사의(不可思議)란 표현을 많이 쓰시는데 정말이다.

 

나는 보통 어떤 귀신이든 자비심을 갖고 일에 임하는데, 딱 하나 예외가 있다. 이런 사이비교주이다. 보는 순간 이상하게 엄청난 분노심과 없애버려야 되겠다는 전투의욕이 불같이 일어난다. 본래 경상도 태생이라 내 성격이 그런지 몰라도 아직 부처님의 대자대비에 이르기는 한참 먼 것 같다.

 

이런 실제 사례를 보면 지장왕보살께서 지옥중생을 구제한다는 것은 내 경험상 분명 사실이다. 혹 자기 양심에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자책하는 분이 있다면 지장왕보살께 귀의하면 구원을 반드시 받는다. 아무리 자기가 악한 인간이라도 이 사이비교주만큼 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