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귀신이 주는 신통력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지공선사 2024. 2. 7. 10:02

오랫동안 귀신에 빙의되어 고통을 겪고 있다가 귀신을 천도하고 신령치료를 받아 회복된 청년이 와서 말한다.

 

"예전에는 누구 사진만 보면 그 사람의 과거나 상태가 그냥 쭉 보였는데 지금은 그게 없어서 관상 공부를 다시 해야겠네요"

 

웃음면서 얘기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아쉬운가보다.

 

그렇다. 어떤 신통한 능력을 늘 탐해 온 사람에게 그런 능력을 비록 본인 능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있다가 없어져 버렸으니 아쉬운 마음이 전혀 없을 수 없다. 그런 능력만 남기고 귀신을 보내고 치료할 수는 없는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자기 능력이란 본인이 원하는 때 그것을 발휘하는 것이지 시도 때도 없이 발휘된다면 그것 또한 얼마나 괴롭겠소. 귀신을 보고 싶지 않은데 하루종일 보인다고 해 봐요. 그리고 그 사람의 미래가 항상 보인다고 해 봐요. 얼마나 괴로운가?"

 

자기 영혼을 갈고 닦아 그런 능력을 가지고 필요한 때 구사하여 본인이나 사람들에게 득이 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나 그런 능력이 어떤 존재로부터 주어진다고 할 때, 또 본인이 원하지 않는 때에도 주어진다고 할 때 그것은 또 다른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이 청년이 그런 능력을 보인 것은 다름 아닌 귀신이 그 총각의 몸을 오랜 세월 완전히 점령하여 귀신이 활동하는 것이지 자기 본인의 원하는 바가 아닌 것이다. 즉, 빙의령이 자기 눈을 통해 보는 것이다. 이런 완전빙의라는 심각한 상태에서 몸이 회복한 것은 부처님의 가피가 내린 기적이 아닐 수 없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무속인들이다. 모시고 있는 귀신이 보여주면 알고 안 보여주면 깜깜해진다. 그래서 가끔 무속인을 찾아갔을때 점사가 안 나온다든지 하는 말을 듣게 된다. 그래도 무당이 솔직한 것은 그런 것이 자기가 모시는 신령님이 하는 일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험한 것은 자기가 빙의되어 있는지도 모르고 어느 날 갑자기 그런 능력이 생겼을때, 그리고 그런 능력을 자기 것이라고 착각했을때 빙의령이 더욱 힘을 갖게 되고 그런 능력에 탐착할수록 점점 더 내면이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다른 존재로부터 빌어오는 능력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지만 그래도 자기가 열심히 수행해서 자기가 가진 능력이라야 진짜 능력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겠는가? 사실 대부분 빌어오는 것도 아니고 빙의령에 의해 강제적으로 강요되는 것이니 능력이라는 말을 붙일 수도 없다.

 

나는 예전부터 신통력 같은 것은 별 관심도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일을 할 때나 상대방을 위하여 꼭 필요할 때는 저절로 나온다. 그 때는 내 영혼이 일을 하며 부처님과 하나가 되어 있는 상태니 당연하다. 그렇지 않은 때는 내 안에 꼭꼭 들어가 있나보다.

 

"귀신에 의지해서 신통한 능력을 가지는 것은 자기를 잃어버리기 쉬운 아주 위험한 일이에요. 귀신보다 못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공부해서 향상된다면 그것이 더 보람있는 일이지요. 그 동안 귀신에게 몸을 빌려준 임대료도 못받았으면서 아쉬워할 것 없어요"

 

신통력을 직접적으로 탐해서는 안된다. 마장이 끼어들기 쉽고 옆길로 새기 쉽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수행하다가 신통력이 저절로 생기게 되면 감사하게 여기고 남용하지 말고 자랑하지 말고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한 때 적절하게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자기 존재 전부를 빼앗기는 판에 그런 능력을 아쉬워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