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무당이 자식을 팔라고 한다면 고려해야 할 사항

지공선사 2024. 3. 6. 10:29

한 젊은 부부가 와서 자식에 대해 얘기한다.

 

어느 무당집에 갔는데, 그 무당이 자기에게 아들을 팔아라고 해서 팔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들이 잘 된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런데 그 어린 아들은 아주 심한 영매체질로서 그 무당이 모시고 있던 신(神)이 나중에 그 아들의 몸주가 되고자 하는 속셈이 있었다. 즉, 이 아들을 나중에 자기 뒤를 이어 무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란 뜻이다.

 

당귀(무당귀신)들이 이 아들의 영혼을 이미 상당부분 지배하고 있는 상태였다.

 

사정을 알고 나서 부부가 자기 아들을 빼내달라고 부탁하길래 그 당귀들을 막고 이 아들에게 영향을 못미치도록 해주었다.

 

우리나라에는 '자식을 판다'라는 독특한 풍습이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돈을 받고 자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식의 앞날을 위해서 스님이나 무당을 통해 신(神)으로 하여금 이 자식에게 장차 일어날 불행을 막고 출세 등 장래에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때 무당이나 스님의 이름을 빌어 평생 그 아들의 수명이나 복을 빌고, 그 무당이나 스님은 이 아이의 은사가 되어 인생을 지도학 기도해주는 것이다.

 

스님에게는 대개 가사장삼을 한 벌 해주는데, 이 스님에게는 마을상좌, 즉 출가하지 않고 스님을 은사로 모시는 유발상좌(遺髮上佐)가 생기는 것이다.

 

이른바 자식에게 인생지도를 해주고 기도해주는 출세간(出世間)의 스승을 구해주는 것을 '자식을 판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세속의 학문적 스승만이 아니라 정신적, 영적(靈的) 스승까지 자식에게 마련해줄 정도로 영적인 세계와 하나가 되어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식을 사는 무당이나 스님의 자질에 문제가 있을 때 위의 예와 같이 오히려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예전의 무당이나 스님은 대개 그 마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마음도 순수하고 해서 그 자식을 자기 친자식처럼 생각해서 정말로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이끌어 주었다. 자식을 팔면 실제로 그 자식은 많은 덕을 본다. 명이 짧으면 수명이 늘어나고, 복이 적은 경우에도 출세를 하게 되고 기타 등등 많은 보이고 보이지 않는 신의 도움도 끌어준다.

 

요즘은 그런 무당이나 스님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평생 공양받으니까) 하는 경우도 많고, 위 사례에서 보듯이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자식을 팔아라고 권한다.

 

그러므로 만일 무당이나 스님에게 그런 말을 들었을때 과연 이들이 내 자식을 팔았을때 제대로 사 줄 수 있는 사람인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자식을 팔면 그 자식이 평생 큰 도움을 얻는 반면 자칫 잘못 나쁜 사람한테 팔면 크게 망칠 염려도 있다. 이른바 고위험 고수익인 것이다.

 

인품과 덕성이 잘 갖추어져 있고 마음이 순수하고 기도를 평소 열심히 해주는 그런 잘 알고 지내는 믿을만한 스님이나 무당이면 자식을 팔면 참 좋다.

 

대개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멋대로 추측하여 자식을 팔면 헛다리 짚는다.

 

자식을 팔 때는 반드시 능력 이전에 마음이다. 왜냐하면 능력이 있어도 그것을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고, 능력이 없어도 정성껏 부처님에게 기도하면 부처님의 가피가 오므로 이전에 마음이 우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