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천도재를 마치자 아들의 아픈 증세가 사라지다.

지공선사 2024. 4. 18. 10:26

법회 때 어떤 여성분이 내게 왔을 때 뜬금없이 물어보았다.

 

"혹시 최근에 여자귀신 하나를 본 일이 있지요?"

 

눈을 감았을 때 산발하고 소복을 입은 무서운 형상의 여자귀신을 보았다고 했다.

 

여성분의 8살 난 어린 아들이 이유 없이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서 우울해했다. 이유를 알아보니 이 아들의 전생 어머니가 와 있어 벌이는 일이었다. 사연을 알려주고 영가를 천도하기 시작했다. 사연인 즉, 이러하였다.

여성분은 전생에 무당이었는데, 그 때 이 아들 어머니가 이 여성분 무당에게 아들을 팔았다. 지금도 이런 일들은 많이 벌어지고 있다. 자식의 장래를 위해 평생 동안 신자로 다니면서 기도를 부탁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무당이 이 의탁받은 아들을 그만 신내림을 해주며 대를 이어 무당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금생에 무당과 그 아들이 모자(母子) 지간으로 만났던 것이다. 이 어머니는 아들을 눈뜨고 그냥 무당이 되는 것을 지켜보며 한이 쌓여, 자기 아들을 무당으로 만든 이 여성분에게 복수하러 온 것이다. 그리고 이 아들에게 빙의하고 자꾸 자기를 따라가자고 재촉하였다. 갑자기 아들에게 어머니가 두 명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아들이 갑자기 아프고 우울해진 것이다.

 

지장경 염불을 10여분 하고 난 후,

 

"어머니의 사랑은 한없이 크고 깊어서 자식을 위해서는 목숨도 내버리는 것일진대, 그런데 모성애가 큰만큼 한(恨)도 그만큼 깊으니 이 어찌 된 일인가?"

 

보통 어머니라면 자식이 무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온갖 노력을 하고 희생하는데, 그 원한이 얼마나 깊을 것인가?

 

"내 아들을 돌려줘!!!" 한맺힌 음산한 목소리를 내뱉는다.

 

"그대 아들은 금생에 이미 이 여인의 아들이 되었는데, 이 여인을 해치면 그대 아들이 온전하게 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 아들을 데려가자고 죽일 수도 없고, 또한 그대 한을 버릴 수도 없으니 어떡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지장보살님께 직접 물어보거라"

 

그러면서 지장경의 츰부다라니를 3번 쳤다. 귀신은 조용히 듣고 있다. 그러고 난 후

 

"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겠는가?"

 

"저 ~ 멀리서 ~ 북망산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앞서와 달리 목소리가 조용하고 부드러워졌다.

 

"그래, 그것도 좋지, 그럼 그대가 그렇게 하면 아들이 슬프지 않을까? 아들이 어머니의 슬픈 모습을 바라보면 그럴 테지. 그대도 어머니가 있었을 터, 어머니가 아름답고 밝은 모습으로 있으면 행복하지 않은가? 그러니 북망산에 머물지 말고 불국토로 가는 것이 어떤가? 본래 멀고 가까움이 없으니 아들이 그대를 보고 기뻐하기를 바란다면 북망산보다 불국토가 더 나을 것이야. 이 세계는 모성애가 한을 낳는 세계야"

 

"그렇습니다"

 

"그 때는 그대 아들이었지만 지금은 이 여인의 아들이 되어 있고 또 다음에는 누구 집 아들이 될 것인즉, 이렇게 돌고 도니 내 아들이 따로 있겠는가?"

 

몸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다.

"자, 떠나기 전에 할 말이 있으면 해보시게"

 

"만인(萬人)의 어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부처님 전에서 이렇게 서원을 세우다. 지장보살님의 대원과 본인의 순수한 영혼의 뜻을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부처님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고 부처님에게는 우리 모두 아들이다"

 

전생에 아들을 잃고 금생에 아들을 찾으러 왔다가 극락으로 들어갔다.

 

천도재가 끝나고 나서 이 여성분이 한 마디 한다.

 

"이 엄마가 나보다 훨씬 낫네요. 참 멋있습니다"

 

천도재를 마치고 나자마자 이 아들의 아픈 증세가 깨끗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