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신내림을 받게 하려는 무당귀신과 전생 원한령의 대결은?

지공선사 2024. 6. 4. 10:56

20대 중반의 여성분이 찾아왔었다. 시험공부를 하는데 공부가 잘되지 않고 뭔가 늘 자기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있다고 해서 알아보려고 온 것이다. 몸이 늘 기력이 없어 타고난 체력이 약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집안에 무당이 이미 여럿 있으면서 할아버지대부터 몰락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 여성분의 몸에 두 부류의 귀신이 들어가 있었다. 하나는 당귀(전생에 무당하고 죽은 영혼)이고 다른 하는 원한령이었다. 당귀는 이미 죽은 큰아버지로서 살아생전에 무당을 하다가 객사한 분이고, 원한령은 전생에 이 여성분이 해친 여자였다. 당귀는 이 여성분을 지키면서 자기 한도 풀기 위해 무당을 만드려고 하는 것이고, 원한령은 이 여성분을 죽이려고 늘 시도하고 있었다. 즉 원한령과 당귀의 힘겨루기 상황인 것이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원한령이 이기게 되어 있다. 이것은 인과법의 힘으로써 당귀가 아무리 지켜준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신내림을 받아봐야 원한령에 의해 고통이 지속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이런 경우 신내림은 허망한 일이고 오히려 해롭기까지 하다. 많은 사람이 실은 이런 상황에 처해서 무당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당귀와 원한령이 한 몸에 들어가 있는 경우에 당사자는 양쪽에서 오는 고통을 모두 겪게 되어 있어 이중으로 고통스럽게 된다.

 

원한령은 이 여성분이 남자를 만나는 시점에 찾아왔다. 전생에 이 남자와 여성분이 부부로서 이 여자를 해쳐 결혼 후 같이 과보를 받도록 할 예정이었다. 결혼하려고 약속한 이 때 이미 와 있던 당귀가 몇 개월 만에 잘 살고 있던 남자 집안을 갑자기 몰락시켜 결혼이 미루어지고 있었다. 결혼하면 두 사람이 원한령에 의해 죽을 것이므로 당귀가 남자집안 사업을 망하도록 하여 결혼을 임시적으로 막은 것이다. 그런데 인연이 그런지라 이후 계속 이 남자와 사귀면서 결혼 시기만 정하면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이것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당귀와 원한령을 모두 천도시켜야만 한다.

 

우선 5명의 당귀 무리를 천도시키고 나자 다음 날부터 이 여성분이 10여년 동안 늘 겪어왔던 신병증세들이 일순간에 싹 사라졌다. 심장이 죽을 듯이 수시로 조여 오고 늘 감기가 걸린 듯이 호흡기가 이상을 일으키면서 추위에 떨어왔던 현상들이 없어진 것이다. 당귀가 살아생전 추운 날 폐렴에 걸려 객사한 탓이었다. 그리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기운이 빠져나가던 감각이 사라지고 생기가 돌아왔다. 이들을 천도시킬 때 몸에서 뭔가 쑥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상당한 신령체질이다.

그 다음날 원한령을 천도시키고 난 후에라야 이 여성분이 놀라운 얘기를 한다.

 

"일을 하면서 실수를 할 때마다 내가 칼을 들어 내 배를 가르고 싶은 자해 충동이 항상 생겼어요. 그리고 눈앞에 배를 갈라 내장이 쏟아지는 환영(幻影)이 펼쳐지곤 했습니다."

 

이 여성분이 대감의 본부인이었는데, 둘째 부인이 아기를 가지자 둘째 부인과 사이가 틀어진 대감인 남편과 공모하여 하인을 시켜 배를 갈라 죽였던 것이다. 자기가 당한 그 장면을 원한령이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여성분이 결혼해서 아기가 생기면 똑같이 겪게 해 주려고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전생 사연을 듣고 귀신을 천도시키고 난 후 자기가 그동안 겪었던 이해 못 할 이런 자살충동과 환영이 전생의 사실임을 알고 몸서리친다.

 

"어떻게 이런 사실을 모르고 모두 살아갈까요? 죽을 때까지 참회하며 살겠습니다. 평생 거지로 살아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참회의 눈물이 쏟아진다. 부처님의 가피는 사연을 듣고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뉘우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많은 무당이 원한령을 두고 신내림을 받아 업장을 면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신내림을 해주는 신어미들이 이런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무당만 되면 괜찮을 것이라고 둘러댄다. 모두 속고 속이는 세상이니 절대로 신내림받지 말고 신내림을 받더라도 다른 귀신이 없는가 잘 살펴야 한다.

 

업장이 두텁다고 또는 풀 것이 많다고 하면서 신내림을 권하는 것은 사기라고 알아야 된다.

 

심지어는 원한령을 두고 신이 왔다고 하면서 신내림을 하여 원한령과 완전히 묶어놓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실제 신내림을 받을 신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러면 무당이 된 후 더욱 고통스러워진다.

 

또한 신내림굿을 하기 전에 전생 업장을 잘 살펴 먼저 어느정도 해소하고 난 후 신내림을 받아야 된다. 무당이 되고 나서도 원한령의 보복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신내림하러 온 신은 대부분 이것으로부터 지켜줄 힘이 없다. 기껏해야 일개 인간귀신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