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과로사의 배후에는 영적인 장애도 있다.

지공선사 2024. 6. 12. 10:50

아직 미혼인 젊은 여성분은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엄마와 같이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 여성분의 애로사항은 바로 하루도 쉬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년째 모녀가 몸이 아파도 스트레스가 심해도 쉬지 않고 딸은 팔팔한 나이에 놀러 다니지도 못하고 오로지 일에 매달려 사는 것이었다. 딸은 이러다가 엄마가 큰 병이 나지 않을까 늘 걱정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살지만 확실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딸이 내게 이런 처지를 하소연했다.

 

좁은 공간에 갇혀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이 모녀는 바로 영혼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주인공 영혼은 바로 엄마의 전생 남편이었다. 대단히 분노한 상태로 있는 남편 영혼은 이 딸의 엄마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내가 죽을 고생을 하며 돈을 벌어도 이 여자는 집에서 편히 놀기만 했고 같이 돈을 벌거나 일하지 않아 괘씸해 죽겠어, 그래서 내가 일을 계속 시키고 있는거야!"

 

요즘에는 맞벌이가 대세고 여자보고 집에서 놀아라고 해도 나가 일하려고 하여서 이런 일은 거의 없겠지만 부부 가운데 어느 한 명은 죽도록 고생하고 다른 한 명은 편하게 지낼 때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례이다.

 

이 부인이 그렇다고 살림도 내팽개치고 논 것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가사일은 충실히 했지만 남편은 그 이상을 원했던 탓에 분노가 생겼던 것이다. 지금 시대는 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를 어느 정도 인정해 주니 다행이라 하겠다. 사실 가사일이 더 힘들 수도 있는 것이다. 가정을 소홀히 한 남편은 은퇴 후 집안일을 해보고 나서야 이 사실을 깨닫는다.

 

전생남편을 그대로 두면 자칫 모녀가 과로사할 위험도 있어 정중하게 천도를 시켜주었다.

 

그날 저녁 이 딸의 감격스러운 목소리가 전화에 울려왔다.

오늘 저녁에 엄마가 좀 피곤하다면서 손님도 없으니 일찍 문 닫고 들어가 쉬자고 해서 집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몇 년만에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고 한다. 예전에는 손님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가게에 머물렀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부터 지금까지 피곤하거나 손님이 없을 때면 일찍 문닫고 쉬고 맘껏 수시로 놀러도 다니면서 자유를 찾아 만끽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 여성분 얼굴에 웃음꽃과 생기가 피어올라 있다. 예전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인지 마냥 꿈같다고 좋아하신다. 엄마가 이렇게 변할 줄이야! 엄마랑 자기는 일만 하다가 자기는 연애도 한 번 못해보고 시집도 못 가고 이대로 죽을 줄 알았다는데...

 

이제 연애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 머지않아 시집갈 것이다. 엄마도 마음의 여유를 찾고 건강해졌다. 이번 순례를 다녀와서 더욱 힘이 샘솟는다고 한다.

 

인간이란 그렇다. 고생도 같이 하고 즐거움도 같이 나누어야 하는 법인데 이 엄마가 남편의 고생에 대해 좀 무심했던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라 하겠다. 나를 만났길래 망정이지 자칫 지칠 대로 지쳐있는 모녀가 큰 일 날 뻔했다. 일반적인 과로사의 배후에 이런 영적인 장애가 종종 있는 것을 본다. 생명의 본능상 과로사가 일어날 것 같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쉬는 법인데 뭔가 계속 일하도록 강요하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