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에 사는 30대 초반의 김oo 이란 여성분이 소개를 받고 왔다. 사연을 들어보니 참 딱했다.
시집을 간 후 3개월만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그 뒤로 8년 동안 이상한 병을 앓고 있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두통이 오고 눈알이 빠져나갈 듯이 아프면서 음식을 엄청 먹어대고 곧 토하기를 반복하는 증세인데 약 한달주기로 한 번 시작되면 일주일을 꼼짝못하고 누워서 신음하며 보내고 있다고 한다.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해도 원인이나 병명이 없고 정신과 치료를 권유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 동안 유명하다는 퇴마사나 무당, 절 등을 찾아다니며 무수히 천도재를 지냈으나 아무런 효과도 없었고 일시적일 뿐 곧 되풀이 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나를 찾아왔다고 하며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영시를 해 보니 여러 명의 귀신에게 빙의되어 있었는데, 한 명은 시댁에서 온 여자귀신이고 나머지는 집안에 있으면서 이 여자를 괴롭히고 있었다. 시댁 쪽 여자귀신이 빙의를 하여 아픈 증세를 나타내면 집에 있는 나머지 귀신들이 연이어 빙의하는 식이었다. 그리고 이 여인 친정 집안이 또한 대단히 신줄이 강한 집안으로서 엄마를 비롯하여 이모들이 귀신을 끌어 들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선 여자귀신을 불러 물어보니 사연인 즉 다음과 같았다.
자기는 시아버지가 젊었을때 결혼을 하려고 사귀었는데 카츄사 출신의 시아버지가 그만 자기를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집을 못가고 죽어서 이 집에 와서 그동안 시아버지와 계속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여인이 시집을 오고 시아버지가 죽었는데, 자기를 그냥 내버려 두고 다른 곳으로 혼자 가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집온 이 여인에게 빙의하고 있었다. 자기는 배가 고파서 빙의한 후 음식을 엄청 먹는다고 한다.
시아버지는 돌아가신 후 어디로 가 버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 여인의 아픈 증세와 직접적으로 아무 연관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동안 다닌 유명한 곳들에게서는 시아버지가 빙의해서 그렇다고 했다. 왜냐하면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얼마 뒤 아프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짐작했던 것이다.
이 여자귀신 역시 한이 서려있고 다리마저 절뚝거리는 고통을 호소했다.
또한 이 여인의 집에 여자귀신과 세명의 남자귀신이 있었다. 그 집에 있는 지박령들 이었다. 10살난 아들이 있는데 무섭다면서 도무지 집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10여분 떨어진 친정어머니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과는 거의 매일 새벽 서너시까지 침대에서 말다툼을 하다 밤을 새기 일쑤였다. 이 여인 역시 누군가 자기를 늘 쳐다보고 있고 거울에 비친 귀신의 모습을 얼핏 보곤 했다는 것이다. 무서워서 친정어머니에게 말했지만 믿어주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계속 설명을 해 주자 이 여인 눈에서 드디어 희망을 가지는 것이 보였다. 처음으로 제대로 자기를 아는 사람을 만났다는 기쁨에 웃으면서 당장 해결해 달라고 하였다.
시댁 여자 귀신을 잘 타일러 한을 풀게 한 후 다음 날 천도재를 지냈는데, 염불을 조금 하는 동안 다리를 절며 추하고 어두운 모습이 사라지면서 아주 빛나고 환한 아름다운 족두리를 쓴 신부 모습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감사하다며 이 여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였다. 처음으로 자기를 괴롭히던 귀신에게 사과를 받자 눈물을 흘리면서 잘 가시라고 인사를 하였다. 전통 혼례복을 입고 극락으로 향하는 그 모습은 내가 봐도 참 아름다웠다.
3일 후 이 여인의 집에 지박령들을 처리하러 갔다. 웃으며 나를 맞이하면서 천도재를 지내고 나서 처음으로 이틀동안 남편과 편안하게 푹 잠을 잤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 이 여인 영혼이 이제야 살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냥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 여인 집에 있는 여자귀신을 불러 물어보니 자기는 앞전 집주인인데 남편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약을 먹고 자살한 후 장롱에 계속 머물러 지냈다는 것이다. 이 여인 안방은 침대를 가운데 두고 장롱과 화장대 거울이 마주보고 있었다. 그래서 가끔 거울에 비친 귀신의 상이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귀신이 침대 옆에 늘 있는데 어찌 침대에서 잠을 편히 잘 수 있겠는가? 남편도 괜히 신경이 곤두서서 이유 없이 사소한 일로 다투며 밤을 지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세명의 남자귀신은 시댁 여자귀신이 데리고 와 있었던 귀신들로서 늘 여인이 누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을 조성하고 어린 아들을 집에 못 들어오게 만들고 있었다.
이 여인이 그 동안 집안을 온통 어두운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해 놓고 있었다고 한다. 벽지나 커텐 등 12층 햇볕 잘 드는 집이 낮에도 어두컴컴할 지경이었다고 하는데, 이는 빙의된 사람들이 빛을 싫어하는 관계로 흔히 집안 인테리어를 어둡게 만든다. 시댁 여지귀신을 천도시키고 온 날 자기가 왜 이렇게 밝은 집을 그 동안 어둡게 해 놓았는지 본인 스스로도 이상하다며 인테리어를 그 날로 당장 밝게 바꾸었다고 한다. 자기 마음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지박령들을 천도시키고 나자 비로소 집안에 따뜻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돌며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 여인이 그 무서운 신병에서 비로소 벗어났다. 그리고 아들은 물론 남편과도 잘 지내고 있다. 그 동안 상처입고 취약해진 자기 영혼과 몸을 치유하러 나에게 다니고 있다. 오랫동안 귀신한테 시달리면 잔여영기가 남아 나중에 다른 귀신이 또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마무리를 해 주려는 것이다.
이 여인은 사실 장손인 자기 남편이 받아야 할 고통을 자기가 대신 받음으로써 남편은 그 동안 무사히 금융회사를 다니며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조금만 더 늦게 나에게 왔었으면 자기가 죽었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사실 본인이 아는지 모르는지 몰라도 이 말은 사실이다. 시댁 조상들이 지은 업장을 대신 받아 이 집안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이 여인의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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