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다라니(진언)의 위력으로 귀신을 천도하다.

지공선사 2024. 4. 2. 13:59

젊은 주부가 전화가 왔다.

 

"선사님, 어제부터 갑자기 온 몸을 움직일 수 없어요. 손가락 하나 못 움직이고 시체처럼 꼼짝못하고 자리에 누워있어요. 몸을 옆으로 돌리지도 못하고 먹지도 화장실 가지도 못하고 허리가 아파 죽겠어요. 그리고 머리 속이 빙빙 돌면서 어지러워요. 신랑이 옆에서 간호하느라 고생이 너무 심해요. 제발 선사님께 갈 수 있게 움직이도록 도와주세요"

 

시댁의 무서운 업장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는 이 주부는 몇 개월 동안 내게 오면서 이미 광명(光明)을 형성해놓은지라 엄청난 고통속에서도 목소리는 너무나 밝고 마치 남의 이야기처럼 말하는 것이다. 몸의 고통이 마음 속을 전혀 침투하지 못한다. 웬만한 경지 이상으로 올라섰다.

 

상황을 살펴보니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엄청난 힘을 가진 당귀인 남자귀신 무리가 와서 이 주부의 온 몸을 쇠사슬로 꽁꽁 묶어놓고 큰 칼을 목에 겨누고 있었다.

그러니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왜 이 여자를 괴롭히느냐?"

 

"시엄마와 신랑을 데려가려고 왔다"

 

"너희 마음대로 되지 못한다. 이 주부는 지장보살님과 용왕신께 귀의한 사람이다. 그러니 혼나기 전에 곱게 물러가라"

 

당귀가 "흥!" 하며 콧방귀를 뀐다.

 

금강저를 휘둘러 당귀가 들고 있던 칼을 부러뜨렸다. 그리고는 이 주부를 감고 있던 쇠사슬을 끊어주었다. 직접 오지 않아도 가능하다.

 

그리고는 일단 이들을 그냥 돌려보냈다.

 

그리고는 전화를 걸어 "이제 곧 움직일 수 있게 되니 내일 오세요"라고 말해 주었다.

 

다음날 기적같이 법당에 왔다. 내가 전화한 뒤 얼마 뒤 몸이 움직여지더라는 것이다. 그 전에는 젖먹던 힘까지 다 짜내 아무리 애를 써도 몸이 굳은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이제 정식으로 천도를 시킨다. 전날 잠깐 이들을 손보아두었던 터라 간단하게 천도시키기로 했다.

 

먼저 츰부다라니를 외자 이 무리들이 악을 쓰며 강하게 저항한다.

 

연이어 수능엄신주를 외자 이들이 힘이 빠지면서 얌전해진다.

 

그리고 치성광여래불(熾盛光如來佛)진언을 외자 드디어 이 주부의 몸에서 이들이 휙 뛰쳐나온다. 그러면서 "에이, 왜 이렇게 뜨거워!"하며 큰소리를 지른다. 왜냐하면 치성광여래불을 외는 순간 이 주부의 몸에서 찬란한 광채가 뻗어나오면서 뜨거운 기운이 확 퍼졌기 때문에 이들이 몸속에서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대가 차가우니 이 여인이 뜨겁고 이 여인이 뜨거우니 그대가 차갑지!"

 

이렇게 간단한 연기(緣起)법문 한마디를 들려주었다.

 

그리고는 불설왕생정토주를 외며 이 귀신들을 저 세계로 천도시켰다. 

 

진언이나 다라니를 외어 귀신을 제압하려면 먼저 자기의 영력(靈力)이 이 귀신들보다 훨씬 강해야 되고 그 다음 이 영력을 집중해서 다라니에 실어 온몸으로 뿜어내어야 된다. 그냥 스님들이 염불하는 것처럼 흥얼거리면 듣기는 좋아도 아무 효과도 없고 오히려 상대귀신이 더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고 나자 이 주부의 안색이 한결 밝아지며 이전 상태로 다시 돌아온다.

 

"선사님. 어떻게 제가 오지도 않았는데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죠?"

 

그냥 웃었다.

 

"그리고 밤새 이 귀신들이 선사님을 믿지 못하도록 생각을 만들고 이번에는 가면 돈을 받는다는가 하며 선사님께 오지 못하도록 꼬셨어요. 그래도 선사님에 대한 믿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아요"

형편이 어려워 돈을 받지 않고 그동안 도와주는 것도 있었지만 이 주부나 너무나 깊은 참회로 놀랄만큼 자신을 환골탈태해가길래 부처님이 가상해서 도와주는 것이다. 나는 부처님의 뜻에 다르는 것일 뿐이다.

 

"선사님, 제가 뭘 잘못해서 이들이 온 건가요? 신랑에게 너무 미안해요"

 

"왜 부처님께서 이 고초를 겪에 했는지 아십니까? 이 집안 식구들 모두 생사의 갈림길에서 부처님의 가피를 받으면서 사지(死地)를 벗어나고 있는 중인데, 남편이나 시어머니가 너무 이것을 가볍게 여기고 늘 싸우면서 문제만 만들고 있지요. 그래서 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힘을 합하라고 부처님께서 가만히 내버려두었지요. 같이 고생해야 부인의 일을 내 일로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나도 이것을 한참동안 좀 내버려둘까 생각했어요. 신랑이나 시어머니가 고생 좀 더하도록 말이죠. 그런데 어린 아이가 있어서 일단 처리해주기로 했어요"

 

신랑이 이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부끄러워한다.

 

이 주부가 시체가 되었다가 멀쩡하게 걸어나간다. 부처님의 대자대비는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