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영혼이야기

부자를 시기질투하며 모함하다.

지공선사 2024. 4. 8. 14:03

200년 전 김포에 살 던 만석꾼이 있었다. 그 옆동네에 천석꾼이 역시 살고 있었는데 이 천석꾼이 만석꾼과 비교하여 재산이 적은 것을 견딜 수 없었다. 그러다가 만석꾼을 사기꾼으로 모함하여 동네 농민들과 더불어 자식 둘까지 포함하여 일가족을 돌멩이로 쳐 죽어버렸다. 자기보다 잘 사는 것에 대해 시기질투심으로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무서운 악행을 저지르고 자기 집안이 잘 되는 것을 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원한 맺힌 귀신들과 인과법에 의해 집안이 몰살되고 가문이 문을 닫는 것을 당연하다.

 

당연히 그 뒤로부터 천석꾼 집안의 가족들이 하나 둘 죽어나갔고 겨우 하나 살아남아 대를 이었지만, 지금 이 남자의 아버지대에 와서 이 남자와 형이 온갖 고통을 겪고 있었다. 이 남자의 어머니 역시 젊어서 이상한 사고사로 죽었고 남자형제 역시 어릴 때부터 여기저기 떠돌면서 불행하게 자랐다. 그리고 형이 자기를 만날 때마다 이유없이 미워진다면서 칼을 들고 휘둘렀고 도박중독에 걸려 폐인이 되어 있었다. 아버지 역시 첫 부인 잃고 여러 여자들을 부인으로 맞이하면서 살다가 마침내 큰 병에 걸려 임종이 임박했다. 오로지 이 남자 하나만이 전생의 부처님 인연으로 인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가 나에게 왔다. 이 가족이 모두 명을 다할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조상이 한 짓을 보면 모두 죽는 과보를 받지만 당연히 이 일가족 귀신들을 천도시켜주어야 했다.

"이 세계는 잘 살아도 죄요, 못 살아도 죄요, 혼자 잘 살아도 죄요, 혼자 못 살아도 죄로다. 그대는 혼자 잘 사는 것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그게 무슨 죄야!!!? 이 집안 남자들을 모두 죽일꺼야" 소리친다.

 

"그대가 추워 떨고 있을 때 옆사람이 혼자 많은 옷을 가지고 따뜻하게 지내면서 그대에게 한 벌도 주지 않으면 밉지 않은가? 그대가 배고플 때 옆에서 혼자만 배부르게 먹고 창고에 쌀을 쌓아놓고 있으면 밉지 않은가? 그대가 허물어가는 단칸방에서 비가 새고 바람이 불 때 옆의 큰 집에서 잘 지내면 밉지 않은가?"

 

"....."

 

"그대 동네의 소작농들이 뼈빠지게 하루종일 뙤약볕에서 일하고도 배부르게 편한 집에서 지내지 못한 것이 미안하지 않은까?"

 

"내가 쇠경을 다 주는데 뭐가 미안해?"

 

"그렇다면 그대가 그 쇠경을 받고 소작농들과 똑같이 일하면서 만족할 수 있겠는가?"

 

"......."

 

"그대여, 만약 그대가 이 가족들을 모두 죽인다면 이 집안 조상들과 똑같은 인간이 되지 않겠는가? 모두 죽일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모두 행사하지 않고 조금만 남겨두면 되지 않겠나? 그러면 그 여유분으로 그대는 극락에 갈 수가 있을 터인데.."

"......"

 

"이 조상들과 가족들이 그대의 복수로 많이 죽고 살아있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을 당해왔건만 꼭 목숨이 사라져야만 죽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 남자는 불자로서 착하고 성실하지 않은가?"

 

그리고는 깨끗이 씻겨주고 이 가족들 모두에게 옷을 입혀주었다.

 

"내가 의관을 갖추었으니 이제 가야지! 남의 집안사람이 나를 구하고 집안을 구하는구나!"

 

사실 이 남자는 이 집안의 핏줄이 아니라 영적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핏줄이었다. 어머니가 무서운 악업을 갖고 있는 집안으로 시집온 것이 잘못이었다. 그래서 귀신이 남의 집안 남자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집안의 남자들과는 성격이나 마음이 전혀 다르다.

 

귀신들을 천도하고 나자 어릴 때부터 갖고 오던 인생의 숙제를 해결한 것이라고 좋아하며 마음이 밝아졌다.

천석꾼이 만석꾼을 보고 시기질투하고 자기는 아직도 가난한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쉬지 않고 돈을 모으다 욕구불만에 찌들어 일그러진 표정으로 인생을 마감하는 동네가 부유층 동네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100억을 갖고 있어도 옆집이 천억을 갖고 있으니 항상 돈이 없다고 불평하며 허덕이는 마음이 사라질 수가 없다. 한마디로 올바른 인간성과 제정신을 가지고 살기 어려운 동네인 것이다. 이들에게는 신앙 역시 자기의 탐욕을 가리는 고상한 앞치마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재물이라도 결국은 사라지고 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타인의 시기질투심으로 인해 생기는 영적 장애라고 보겠다. 우리나라의 많은 부자들이 이런 이유로 불행을 맞이하고 있는데 아직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돈에 눈이 멀면 눈앞의 지옥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지옥불 속에 들어가서야 혼자 잘 사는 것이 죄가 된다는 것을 비로소 후회하지만 이미 너무 늦는다. 

 

수많은 사람들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눈에 핏발이 서는 분노를 사람들에게 불러일으켰던 저축은행 경영진이나 재벌 2, 3세들의 철없는 행동을 보면 불쌍한 마음이 자꾸 든다. 이들의 집안이 미래에는 어떻게 되는지 내다보고 있는 나로서는 눈이 저절로 감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