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오는 거사님 한 분이 오랜 세월 마음에 담아두었던 북한의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이 어머니는 6.25 때 딸 셋과 함께 북한에 남겨졌다. 이 거사님은 홀로 월남한 부친이 재혼하여 낳은 아들이다. 가족이 함께 만나 월남하기로 했는데 길이 엇갈려 그만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늘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부인과 딸 셋이 마음에 걸려 하였는데, 최근에 자꾸 강하게 생각난다는 것이었다. 연세로 보면 이미 초고령의 할머니가 되어 있는 이 어머니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생사도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다만 연세를 추정해 보면 아마 돌아가셨을 가능성이 커서 천도를 해드리려는 것이다. 내가 살펴보니 90이 다 된 이 할머니는 최근 석 달 전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아마 이 거사의 마음에 예전보다 더욱 강하게 걸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