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한 청년이 누나의 손에 이끌려 왔다. 수많은 빙의증세를 8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복합적으로 겪고 있었다. 나날이 죽는 것보다 더한 지옥의 고통이었다. 그 가운데 한 가지가 바로 자해증상이었다. 내게 온 날에도 팔뚝에 '죽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볼펜을 찔러대서 시커멓게 커다란 피멍이 들어있었다. 때로는 칼로도 자해를 하곤 하였다고 한다. 주로 뾰족한 물건이 자해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청년이 온갖 환청과 환시의 고통 속에서 잠깐 벗어나기 위해 이어폰을 귀에 끼고 염불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지공선사에게 가!" 하는 커다란 말소리가 염불 가운데 들려왔다는 것이다. 살려달라고 내게 매달렸다. 영시 해보니 젊은 여자귀신이 식칼을 들고 원한에 맺힌 무서운 표정으로 빙의하고 있었다. 이 총각이 1..